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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3-07-14 (금) 10:12 조회 : 84
방해받지 않는 삶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2002년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며 2015년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7번째로 영향력이 막강한 경제학자입니다. 인간의 비합리성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그가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 『노이즈: 생각의 잡음』이 지난해에 한국어로 출간되었는데, 제목과 주제에 끌려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제기하는 질문은 단순 명료합니다. 

“판단이 있는 모든 곳에 잡음(Noise)이 있고, 그 잡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으며,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잡음을 줄일 것인가?”

저자는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과정이나 보험회사가 보험 심사와 손해 사정을 하는 과정에, 의사가 의학적 판단을 하는 과정이나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또한 미래를 예측하는 일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잡음이 존재하며, 그 잡음들이 판단과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와 실험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판단을 개선하고 오류를 예비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책을 읽으며, 잡음(Noise)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만 있어도 크고 작은 우리의 판단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인들은 수많은 소음 가운데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단지 도시가 생산해 내는 기계적인 소음들뿐 아니라 사람들의 소리와 인터넷과 유투브를 통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광고와 홍보물들, 우리는 원하는 소리뿐 아니라 원하지 않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그러한 세상 한가운데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어떤 소리를 듣고 따를 것인지를 판단하는 분별력과 선택하는 실력, 차단해야 하는 소리를 분별하고 소거하는 실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떠 오른 단어가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이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패시브 방식은 외부의 잡음을 차단해 버리는 방식인데, 가장 고전적인 방식은 ‘귀마개’입니다. 반면 요즈음 사용되는 액티브 방식은 소음을 상쇄시키는 반대 위상의 소리를 생성하여 소음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의 소음(Noise)들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을까요?

패시브 방식을 택한다면 속세를 떠나 수도원으로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년 남성들이 열렬히 애청하는 “나는 자연인이다”의 출연자들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변화산에 머물기를 원하는 제자들을 데리고 산 아래로 내려오셨던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한가운데에서 감당해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에게는 종종 패시브 방식으로 소음 자체를 차단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상의 삶 가운데에서 택해야 하는 방법은 액티브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로, 말씀 묵상으로, 기도로 세상의 소음을 소멸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단지 소음을 제거할 뿐 아니라 내가 진정 들어야 할 소리를 듣게 하는 강력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라 하신 이유, 복 있는 자가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는 자인 이유입니다.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어린 나이에 우상으로 가득한 세속 도시 한 가운데에서 살아야 했던 다니엘의 귀에 들린 잡음(Noise)들은 확성기로 외치는 듯한 큰 소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잡음의 방해를 받아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다니엘은 그 조서에 어인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 예루살렘을 향해 창문을 열어 둔 자기 다락방에서 전에 항상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다(다니엘 6장 10절).”

다니엘에게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간은 세상의 소음들을 소멸시킬 뿐 아니라 뜻을 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벨론이라는 세속 도시 한가운데에서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이며, 정권이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리더로 중용될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이스라엘이 광야의 여정에서 쉽게 넘어지고 실패했던 이유는 광야의 척박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귀에 들리는 수많은 소음(Noise)의 방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형통하지 못하고 패망한 이유는 열 명의 정탐꾼들이 우려했던 바처럼 가나안 족속들이 너무너무 강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만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수많은 잡음(Noise)에 굴복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소음(Noise)들 가운데 살게 될 것입니다. 방해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야 하는 세상은 소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방해받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예배로, 기도로, 말씀 묵상으로 소음들을 소거하고 듣고 따라야 할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소란한 세상 한가운데에서도 여호와의 샬롬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하루의 삶 가운데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의 시간을 확보합시다. 우리 모두에게 샬롬이 있기를 바랍니다.



김건우 목사 (좋은씨앗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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