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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묵상터치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1-12-21 (화) 14:04 조회 : 156
여기가 바로 거기

새해 첫 호의 시작은 <이사야> 38장입니다. 전, 후반부의 다리 역할을 하는 히스기야 이야기(36-39장)의 중간쯤입니다. 애매한 위치일 수 있지만, 사실 우리 인생도 정해진 눈금에 맞추어 상황을 정리해 주지 않을 때가 많으니, 함께 공감하는 마음으로 새해 첫 묵상의 여정을 유유히 걸어 들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38장은 히스기야가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앗시리아의 침략에 대하여 하나님께 간구하는 모습을 보였던 히스기야는 이번에도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립니다. 15년의 수명연장을 응답받고 히스기야는 다행히 병에서 낫게 됩니다. 그러나 39장은 병문안을 명목으로 찾아온 바벨론 사절들에게 나라의 모든 귀한 것들과 무기고까지 보여주는 히스기야의 경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미래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기를 내다보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묘사됩니다

<이사야>는 ‘심판과 구원’의 전형적인 예언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 함께 묵상한 ‘심판’의 전반부와 중간부의 이야기를 지나 이제 ‘구원’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후반부가 이어집니다. 히스기야의 이야기가 연결해 놓은 바벨론 포로기를 배경으로 40장에서 55장까지의 예언이 이어집니다. 예언의 핵심은 포로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여기서 해방은 과거 고난을 겪었던 이집트를 벗어나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던 이스라엘의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바벨론 포로기를 벗어나게 되는 해방과 회복의 이야기가 40-55장의 내용이라면, 마지막 부분인 56-66장은 성전과 성벽을 재건하게 되는 해방 이후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심판의 원인이었던 죄악과 부패는 끊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감사하게도 59장에서는 지도자들의 부패, 위선적인 예배, 우상숭배의 죄악들을 고백하는 이스라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호와여, 주 앞에 우리의 허물이 많습니다. 우리 죄가 우리에게 대하여 증거하니 우리가 주께 범죄한 것을 인정합니다(이사야 59장 12절).”
또한 우리는 가슴을 찢는 이스라엘의 정직한 고백의 목소리 안에서 자기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며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은 말씀에 적혀 있듯 ‘죄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선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구원자가 시온에 올 것이니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죄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찾아올 것이다(이사야 59장 20절).”

<이사야>의 후반부를 채우고 있는 희망적인 분위기에 막연히 휩쓸리다 보면, 심판의 원인이 되었던 뿌리 깊은 죄악을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비참한 현실을 간과해 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지막 65-66장에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표현되는 궁극적인 미래를 소개합니다. ‘죄를 떠나는 사람들’이 도착하게 되는 ‘그곳’을 바라보면서 <이사야>는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새해 첫 묵상의 자리, 예언서 <이사야>를 통해 거룩한 아름다움을 희망하게 되는 ‘여기’는, 우리가 떠나야 할 죄의 자리를 바르게 떠났는지 분명히 돌아봐야 할 ‘거기’ 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길승 ([사]WAFL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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