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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1-01-27 (수) 12:51 조회 : 386

왕이 된 자녀 앞에 선 부모들에게

얼마 전 이병준 작가의 <왕이 된 자녀 싸가지 코칭>의 추천사를 쓰면서 한국 부모들이 왕자와 공주같이 자녀를 교육하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폭군이 된 자녀 앞에서 무서워 벌벌 떠는 부모와 성인이 된 자녀에게 시집살이하는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폭군은 충동조절장애라는 정신적 질환자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키 없는 배처럼 통제할 수 없이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는 과도한 존중, 과도하게 아이를 중심으로 교육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자람이 아니라 넘침이 문제입니다. 왕이 된 자녀가 말만 하면 즉각 수행하겠다고 대기하고 있는 무수리 신세로 전락한 부모들이 낳은 결과입니다.

에밀 브루너(Emil Brunner, 1889~1966)는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의 인격이 된다”라고 말했으나 요즘 자녀들은 관계 맺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관계 형성에 실패하고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지혜가 부족한 아이들, 생각의 근력이 약한 아이들, 베풀 줄 모르는 아이들,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자기 일도 선택 못 하는 아이들, 꿈꾸지 못하는 게으른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꿈을 꾸게 하지 않습니다. 꿈과 비전은 삶의 산소입니다. 결국, 과하게 자녀를 대하는 것은 자녀의 생명을 빼앗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게으름을 낳는 과잉보다는  비전을 교육하십시오.

행복론』의 저자 카를 힐티(Carl Hilty, 1833~1909)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使命)을 발견하는 날이다”라고 하였고, 철학자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는 “그것을 위해 살고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명을 찾아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비전은 산소입니다. 자녀의 꿈이 자녀를 이끌게 하십시오.

둘째,  사랑 바퀴와 좌절 바퀴의 
균형을 맞추어 주십시오.

버드란트 러셀(Bertrand Russell)은 “행복의 필수 조건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수레의 바퀴는 같은 크기여야 합니다. 각각의 바퀴는 사랑과 적절한 좌절입니다. 사랑이란 바퀴는 작은데 좌절이란 바퀴가 크면 상처를 받고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반대로 사랑이란 바퀴가 크고 좌절이란 바퀴가 너무 작아도 연약한 존재가 되어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셋째,  ‘perfect mother’보다는 
‘good enough mother’가 되십시오.
아이를 신경증에 이르게 만드는 엄마는 놀랍게도 ‘perfect mother’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좋은 엄마가 되려는 것이 아이에겐 도리어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good enough 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면 충분할 뿐 아니라 훨씬 좋은 교육법이라는 것입니다. 

넷째, 헬리콥터 부모 대신 등대 부모가 되십시오.
헬리콥터 부모는 지속적인 감시와 시시콜콜 작은 일까지도 끊임없이 관리하며 감독하는 부모입니다. 결국, 아이는 생존의 기본기를 익히지 못해 연약한 존재로 전락하게 됩니다. 생물학적으로만 성인이 될 뿐 정신연령이나 통합적 사고 능력은 영유아기에 머물게 된다는 것입니다. 헬리콥터 부모가 아니라 자녀에게 방향을 가르치는 등대가 되어야 합니다. 배가 풍랑을 만났을 때, 방향을 잃었을 때 기준점이 되는 등대가 되어주면 됩니다.

다섯째, 나눔의 교육, 공동체 교육을 해주십시오.
유대인들의 가정에는 푸슈케라는 이웃돕기 구제함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우리 가족도 해마다 5월에는 가족의 날 행사를 하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공동체 교육을 하기 위하여 이웃돕기 구제함을 만들어 돌립니다. 어린아이도 적은 금액이지만 헌금하여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우물이 아니라 연못을 파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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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청소년의 꿈이 웹툰 작가와 프로게이머입니다. 웹툰 작가는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닙니다. 스토리도 짜야 하고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도 알아야 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역사, 심리, 철학, 언어, 논리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지식이 없으면 웹툰을 그려낼 수 없습니다. 프로게이머도 우물이 아니라 연못을 파야 합니다. 넓게 파야 하고 깊게 파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파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서 파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파야 합니다. 연못이 만들어지고 연못에 물이 차면 수초가 자라고 생명체가 자라며 자정 능력이 생깁니다. 연못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용도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즉 기본 교양이 잘 형성된 사람은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첼리스트 장한나가 음악적 기교만이 아니라 연주에 생각을 담고 인생을 담기 위해서 하버드대학 철학과에서 인문학 공부를 다시 시작한 이유입니다.

일곱째, 감사하는 사람으로 키워 내십시오.
감사는 희망입니다. 감사는 행복입니다. 감사는 기적입니다. 감사는 회복 탄력성입니다. 감사는 방부제입니다. 감사는 항암제입니다. 폭군이 된 자녀, 자녀에게 시집살이하는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자녀의 통치, 자녀가 다스리는 식민지에 사는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해방입니다. 광복이 필수입니다. 자녀가 한 명의 인격체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 자녀를 위하여 부모가 할 일을 제대로 하여 세상으로 내보내십시오.

엄정희 교수 (  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코칭상담학과 교수, 
연합가족상담연구소 소장,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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