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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녕, 기독교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0-01-23 (목) 09:32 조회 : 63
평범한 일상에서 배우는 진짜 신앙 이야기


관념적인 종교적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대체하는 데 타고난 재주가 있는 『파전행전』의 저자 김정주 전도사의 4년 만의 신작입니다. 『안녕, 기독교』에는 김정주 전도사의 신학적 성찰의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책에 사용된 일러스트와 제목만 보면 말랑말랑 한 신앙 에세이인데, 목차의 큰 주제들은 ‘하나님’ 으로부터 시작해서, ‘죄와 타락과 구원’을 다루고, ‘회개와 은혜’를 거쳐 ‘교회’로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신론, 인간론, 구원론, 교회론 등을 다루는 조 직신학의 목차와 비슷합니다. 이 책은 사소하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경험들, 찰나의 깨달음을 도구 삼아 신학적인 주제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모든 기독교인이 신학자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신학적 성찰은 필요합니다. 스스로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일 당신이 쓰나미나 산불과 같은 재난 속보 앞에서, 에이즈 와 기아와 내전으로 고통당하는 먼 나라 소식을 들으며 하나님께 “왜?”라는 물음표를 던져봤다면, 구조적인 불의와 불평등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의 이별이나 죽음을 경험한 후에 하나님의 존재와 섭리와 사랑과 공의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면, 그리고 지금도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라면 당신은 이미 신학적 성찰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교회의 역할과 개인의 신앙에 대한 신학적 성찰의 갈증과 요구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의 목차가 조직신학적인 것은 유의미합니다. 한동안 일상의 영성, 삶의 예배라는 말이 유행했 습니다. 이 아름다운 말은 새벽예배나 철야기도 를 단지 구시대의 산물로만 여기거나, 공간과 시 간을 구별해서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행위를 조 롱하거나, 자신의 게으름을 포장하고 변명하는 일에 오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주 전도사는 냉장고 문을 열면서 뜬금없이 선악과의 의미를 생각하고, 아내와 말다툼을 하 다가 진실한 회개의 언어를 습득합니다. 굳은살 을 만지작거리며 죄에 무감각해진 영혼을 일깨 우고, 설거지하면서 거룩함을 좇습니다. 그는 일 상의 영성, 삶의 예배라는 말 뒤에 숨어 게으름을 피우지 않습니다. 신학적 성찰은 목회자의 서재나 깊은 산속 기도 원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의 본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유리 되지 않도록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일은 언제 어 디서나 할 수 있고,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안녕, 기독교』는 이것이 아주 실제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임을 보여줍니다. 그의 신학적 사유는 백화 점과 호텔, 헬스장과 지하철 등 장소를 가리지 않 습니다. 그의 가난한 심령은 가수 아이유와 장난 꾸러기 교회학교 아이들, 미운 4살 아들과 심지 어 집에 들어온 참새에게조차 부지런히 하나님의 섭리를 묻습니다. 이렇게 신학적 성찰은 다른 목소리들, 하나님, 성경, 타인, 자연 등에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기 때문에, 이것은 개인적인 묵상을 넘어서서 우리 를 공동체로 향하게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이 다루는 마지막 주제가 ‘교회’인 것은 매우 유의미합니다.

종교적 언어와 신학적 언어는 다릅니다. 종교적 언어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면 충분하기에 관 념적이지만, 신학적 언어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 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 는가를 설명하기에 실제적입니다. 우리는 모든 종교적 행위를 신학적 언어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기독교 교리를 정리한 두꺼운 고 전에 도전해보는 것은 무척 유익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신학자의 언어를 구체적 인 내 삶의 언어로 수정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종교적 언어가 일상의 언어로 바뀔 때 ‘하늘’에만 계셨던 하나님은 우리 ‘일상’ 가운데로 오 십니다. 김정주 전도사는 SNS를 통해 꾸준히 이 작업을 해왔고, 『안녕, 기독교』는 두번째 결과물 입니다. 그의 평범한 일상과 쉬운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구체적이고 자연스럽게 하나님 만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결코 일상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크고 작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사소한 선택을 할 때 신앙은 반드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하고, 우리는 매일 보고, 듣고, 먹고, 만지는 모든 것들로 자신의 신앙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의미 없이 흘러가는 일상을 소중히 부여잡게 되기를 바랍니다.

서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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