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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12-26 (목) 15:47 조회 : 140
또 하나의 비밀

제가 하는 사역은 유럽지역에서 삶의 터전을 일
구고 있는 디아스포라들과 이 지역으로 공부하러 온 유학생에게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과 사진을 강의하는 것입니다. 대상은 대략 이십 세 이상의 성인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늦가을에 고국의 한 기독교 단체를 이끄는 지인으로부터 좀 생소한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유럽디아스포라 어른들에게 하는 강의를 우리나라 기독교 학교에서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민 중에 승낙하였고 처음엔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다 차츰 중학교, 초등학교, 결국 유치부로까지 내려갔습니다. 대상이 어려질수록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과연 내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주어진 강의를 잘해 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꿈도 여러 번 꾸었습니다. 

그렇게 걱정의 마음을 안고 어린 학생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린 학생들에게서 어른들과 
다른 몸짓과 표정들이 보이고, 어른들보다 한 옥타브 높은 맑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내 안에서 자라나는 무엇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내 머리 안에 엉켜있는 실타래의 가닥이 잡혔습니다. 어린 학생들과 얘기를 나눌 때는 보편적인 내용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보편적인 내용은 유교의 기본인 효입니다. 나라와 인간 삶의 기준이 ‘효’라고 하는데 과연 ‘효’란 무엇이냐고 당시 사람들이 공자의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의 제자 중 하나인 맹무백이 공자에게 직접 묻습니다, 효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생님 효란 무엇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부모는 오직 그 자식이 혹시 아플까 걱정한다 - 父母唯其疾之憂 자왈부모유기질지우”라고 대답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효와 사뭇 다른 의외의 대답입니다. 나는 자식이 부모에게 마땅히 행해야 하는 도리라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효를 제창한 당사자 공자는 오히려 늙은 부모가 자식의 질병을 걱정하는 것이라는 주와 객이 바뀌는 얘기를 하니 헛갈리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 말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됩니다. 그렇게 몇 차례 생각하다 2020년 새해! 내게 주어진 숙제가 풀리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효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어른이나 어린이를 넘어서는 보편성을 가진 좋은 주제입니다. 그렇게 효의 개념을 정리하다 보니 예수님의 말씀과 연결되어 들어왔습니다. 우리의 유전인자 깊이 뿌리박힌 효에 대한 대상이 드디어 하나님과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연약하고 부족한 우리가 혹 아프지 않을까 혹 실족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언제나 염려하고 계십니다. 친히 만드신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며 잠도 주무시지 않고 우리를 지켜 보호하고 계신다고 선언하셨다는 것입니다.아브람이 그러한 하나님을 만나고 아브라함이 될 수 있었습니다. 모세가 그렇게 하나님 아버지에게 순종하면서도, 이 무지한 백성들을 살려달라고 강청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윗이 그런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신앙의 선배들은 모두 그런 하나님 아버지를 안 사람들입니다. 이러하신 하나님은 세대에 상관없는 보편성을 갖고 계십니다. 이러한 진리를 나누는 데 나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가와 우리의 손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합니다. 크리스천이라는 기쁨이 다시 커지는 2020년 새해를 함께 기대합니다.

함철훈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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