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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12-02 (월) 15:56 조회 : 11
영화<사랑의 블랙홀> 회복의 영성 사랑의 블랙홀

1993년에 개봉했던 <사랑의 블랙홀>이란 영화에
는 아주 특별한 ‘하루’에 빠진 사람이 소개됩니다. 영화는 하루가 무한대로 반복되는 한 사람의 이야기인데요. 주인공이 어떻게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이겨냈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그라운드호그 데이 인데요. 그라운드호그는 다람쥐류의 동물이에요. 북미에서 매년 2월 2일이면 그라운드호그 데이가 돌아오고 많은 사람이 광장에 한데 모여 그라운드호그의 행동을 보고 겨울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예측하고 그때마다 큰 축제가 벌어집니다. 주인공 필은 그 축제를 취재 나간 기상 캐스터인데요.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모든 사람에게는 축제지만 필에게는 모두가 쉴 때 자신은 일해야 하는 지긋지긋한 날인 것이죠. 그런데 하필 이 하루가 계속 반복됩니다. 로맨틱 코미디인 영화는 상당히 유쾌하게 흘러가지만 아주 심오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집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내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하루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영화 초반에 주인공은 무한대로 반복되는 일상으
로부터 도망치려고 온갖 수를 다 씁니다. 시계를 부수기도 하고, 사람을 안 만나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이 크게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이제 평소에 꿈꾸던 일탈을 시작합니다. 돈 가방도 훔치고요.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무모한 행동도 해봅니다. 하지만 결국 그곳에서 도망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매일 반복되는 삶일지라도 사랑으로 선행을 실천한다면 그 하루는 다른 하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필의 하루는 아주 조금씩 변화해 갑니다. 여전히 그의 하루는 반복되고 끝나지 않지만, 그에게는 다른 하루가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원래 자신의 모습을 서서히 내려놓고 새로운 나 자신을 수용해갈 때 필은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누군가는 뒤죽박죽인 혼
란스러운 하루를 보내기도 할 것이고, 누군가는 하루 동안 극도의 절망을 경험하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갓 시작된 사랑에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도 했을 겁니다.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운명의 하루가 있다면, 누군가는 또 의심하고 회의하는 하루를 보내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게 모두의 하루는 정말 다른 모양의 옷을 입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매일 똑같이 경험하는 은혜는 바로 하루라는 같은 양의 시간이 매일 반복적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 하루를 청지기로 살아내라고 하십니다.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고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을 대신해서 이 땅에 신과 같은 통치와 그의 임재를 대리하는 존재입니다. 사람에 대한 이와 같은 존재 인식은 청지기로서 우리의 하루를 더 의미 있게 보내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베드
로후서 3장 8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시간의 절대적인 지배 아래에 놓여있는 인간의 모습과는 달리 시간을 완전히 상대화시켜버린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이 땅에서 일반 은총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하루’를 살아가도록 부름을 받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는 시간의 지배로부터 자유를 누리며 상대화시킬 수 있을까요. 지루하리만큼 반복되는 하루를 훈련된 일상으로 이겨낼 때 가능해집니다. 필도 처음에는 하루가 반복되자 그 시간을 자기 욕망을 채우는 데 이용하려고만 합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 리타의 마음을 사고자 갖은 방법을 동원하기도 하는데 결국, 하루가 지나면 다시 모든 상황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실패로 돌아갑니다. 결국, 필은 자기 욕망을 내려놓고 사랑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사랑을 선택하니 그는 리타 역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때 필은 오늘이 내일이라고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매일 매일 그녀를 사랑하기로 한 작은 선택이 그에게 내일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시간을 상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을 지닌 인간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오늘의 하루에 집중하며 내일을 만드는 기적을 경험하길 소망합니다.

강도영 소장 (빅퍼즐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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