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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10-07 (월) 12:00 조회 : 82
천로역정의 5가지 영성

천로역정, ‘존 번연’이 옥중에서 5년 동안 집필한 끝
에 탄생한 책입니다. 천성을 향하여 떠난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300년이 지난 지금의 내 삶을 그대로 써 내려간 듯합니다. 크리스천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넘어졌던 곳이 바로 내가 그러했던 곳입니다. 허영의 시장에서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으로 갈등했습니다. 세속현자의 세속신앙, 율법신앙 앞에서 흔들리는 믿음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절망의 거인 앞에서 주저앉아서 낙심하고,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마저도 나의 이야기처럼 느꼈습니다.


멸망의 도시를 떠나 좁은 문을 통과하여 십자가의 
순례길에 이르렀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순간 어깨 위에 있던 무거운 짐이 벗겨진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며 나의 짐도 십자가 앞에 내려놓기로 결단하였습니다. 구원에 이르는 쉬운 길이 있다고, 세상의 지혜를 의지하면 된다고 하는 말을 외면하고 고개를 돌리며 귀를 막아봅니다. 율법만 따르면 된다는 유혹을 경계하고 오직 앞만 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선의가 사는 해석자의 집에서는 비질하는 하인과 물 뿌리는 소녀의 모습을 봅니다. 비질을 하면 할수록 먼지만 더 일어날 뿐입니다. 율법은 비질과 같아서 그것을 통해서는 먼지를 잠잠하게 할 수가 없습니다. 물 뿌리는 소녀의 물, 즉 복음으로만 먼지를 잠잠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여! 물 뿌리는 소녀처럼 복음의 능력, 보혈의 능력만을 의지하게 하옵소서! 십자가 언덕에서 미궁까지의 순례길에서는 영적 일에 무관심한 단순씨, 게으른 나태씨, 거만씨가 순례의 길에서 발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잠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팠습니다. 곤고의 산에서는 깊은 잠에 빠져 두루마리를 잃게 된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여! 영적인 잠이 들지 않고 깨어 있게 하여 주옵소서. 미궁에서 나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이르기 전에 있는 겸손의 골짜기에서는 아블루온(파괴자)과 순례자 크리스천의 치열한 전투가 있습니다. 이미 갑옷으로 무장한 크리스천이기에 용감하게 싸울 수 있습니다. 주여! 나의 인생에서 고난을 만날 때 크리스천과 같이 하나님만 의지하는 겸손과 믿음을 갖게 하옵소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서 들린 허영의 시장에서는 인간의 허영심을 채우는 온갖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여! 진리만 바라보고, 진리만 관심을 가지며, 진리만을 사게 하옵소서. 길을 잘못 들어서 절망의 거인 감옥에 갇히게 된 크리스천은 목에 걸린 약속의 열쇠로 감옥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주여! 절망의 감옥 속에서 나를 해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말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옵소서. 기쁨의 산에서 쁄라의 땅을 거쳐 천성에 입성하는 순례길,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여정입니다. 마법의 땅에서 졸고 있는 사람이 내가 되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또한, 천성을 향하는 순례길에는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님을 느낍니다. 쁄라의 땅에서 주의 만찬에 초대받는 영광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주여! 저도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천로역정 순례의 여정을 지나는 동안 마음속에 떠
오르는 5가지를 조용하게 되뇌며 묵상합니다. 첫 번째는 칭의의 은혜, 즉 구원의 영성입니다. 성자께서는 십자가 사건으로 우리의 죗값을 치르셨습니다. 그로 인하여 성부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시고 ‘의롭다’ 칭하여 우리는 죄인에서 의인의 신분이 되었습니다. 이제 의의 새 옷을 입게 된 우리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로 주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은총을 생각하니 나에게 만입이 있어서 매일, 매 순간 감사의 말을 한다고 해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성화의 영성은 잠자는 나에게 천둥과 같
은 소리로 흔들어 깨웠습니다. 두루마리를 흘리면 생명을 빼앗긴다는 엄중한 경계의 말씀이었습니다. 성도에게 말씀이 멀어지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게 됩니다. 거룩한 의의 옷을 입은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성화의 모습 또한 유보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소리가 너무 커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주여!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는 안목과 통찰력으로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하옵소서!

 
세 번째는 고난의 영성입니다. ‘No Cross, No Crown’. 악한 적과 싸우고, 하나님을 떠나려는 나의 내면과 싸우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순례길은 바르게 가기 위한 고난이 없이는 완주할 수 없다는 엄중한 진실 앞에서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네 번째로 공동체의 영성입니다. 
미궁(Beautiful House)은 성도들에게 안식과 평안함, 그리고 가르침을 주는 곳입니다. 넘어지기 쉬운 성도를 잡아주며 당당하게 걸어가도록 영적 무장을 해주는 곳, 시대의 어둠을 비추는 등대와 같은 곳입니다. 주여! 길 잃은 시대의 나침반 되는 미궁, 그 공동체가 사랑으로 하나 됨을 알뜰히 배우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완주의 영성을 묵상하였습니다. 
영화의 순간, 긴 여정을 마치며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망’씨와 함께하는 길은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만난 것은 천로역정 전체 여정의 1/5에 불과하다는 말은 마음속에 결단과 다짐을 하게 합니다. 엄중한 경계의 말씀을 가슴에 품으며 완주하는 그날까지 묵묵하게 한 걸음씩 걷겠습니다. 천로역정의 모든 여정을 마치고 필그림 언덕을 내려올 때 주님께서 깨닫게 하신 것은 은총이었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천성을 향하여 혼자 걷도록 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총, 곧 사랑입니다.

정희야, 강한 순례자가 되거라!(Be a strong Pilgrim!) 
내가 너와 함께 한단다!(I will always be with you!)


엄정희 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연합가족상담연구소 소장,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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