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4-11-20 (목) 13:47 조회 : 2318

베르사유의 못 다 핀 장미

프랑스 혁명의 정점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의 일화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마지막까지 프랑스 왕비로서의 권위와 명예를 잃지 않아 동정을 사고 존경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빵을 달라고 소리치는 성난 군중들을 바라보며 “빵이 없으면 봉봉(케익의 종류)를 먹으면 되잖아.”하며 모든 도덕 개념을 잠시 잊은 말도 전해지지요. 그녀가 직접 그렇게 말했는지 아닌지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은 뮤지컬로 쓰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다는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그 막내딸로 태어나 전 유럽을 사로잡는 미모와 사랑스러움의 소유자이기도 했던 그녀는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건너와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아이처럼 쾌활하고 밝았던 성격은 아마도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궁전 생활 때문이었겠지요. 따라서 빈민들의 삶도 잘 몰랐을 것이고, 가장 비참한 자리로 추락한 후에야 자신도 여느 사람들과 같은 한 인간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극적인 인물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옥주현과 김소현이 연기합니다.

이와 대척점에 서있는 마그리드 아르노는 정 반대의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걸을 하며 연명하는 신분이지만 영민하고 사회 부조리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빈민들을 선동하여 혁명의 주창자가 되지요. 세상을 향한 분노로 혁명을 이끌며 마리에 대한 미움과 질투심을 쌓아가는 어두운 인물입니다. 하지만 정의롭던 그녀는 혁명이 악화되고 마리가 남편과 아이를 빼앗긴 채 고통받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자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정의의 참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윤공주와 차지연, 두 연기파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마그리드를 볼 수 있습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렇게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난과 궁핍 속에서 고통 받는 하류계급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거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양한 상상으로 채워나갑니다. 이 작품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개된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최신작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히트했던 작품을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수정하여 초연을 열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초연을 위해 해외 버전에서 공개된 바 없는 새로운 넘버, ‘What good is Love’ 등 9곡을 추가했으며 스토리 또한 대대적으로 각색하고 캐릭터의 비중과 성격에 변화를 시도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했다는 후문입니다.

역사 속의 인물을 재연해내는 것은 늘 약간의 익숙함, 약간의 기대감이 공존하는 작업입니다.그녀의 비극적인 최후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장면들은 역설적으로 슬퍼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완벽히 알 수 없는 과거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간다는 점에서는 흥미를 끌기도 합니다. 또한 옛 인물을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늘 그렇듯 ‘저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우리와 같은 사랑을 한다’는 동질감을 느끼며 객석을 떠나게 합니다. 그녀는 상상을 초월하는 화려함을 누렸지만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늘 악의적인 선전과 소문에 휩쓸렸습니다.

그렇게 행복과 불행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다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릴 만큼 고통에 차서 파국을 맞이하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과연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INFO

일시 : 2014년 11월 1일(토) ~ 2015년 2월 1일(주일)
화, 목, 금 8시 / 수 3시, 8시 / 토, 주일, 공휴일 2시, 7시
장소 : 샤롯데씨어터
러닝타임 : 150분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출연 : 옥주현, 김소현, 윤공주, 차지연, 윤형렬, 카이, 전동석, 민영기,
김준현, 이훈진, 임강희 외
티켓 : VIP석 14만원 / R석 11만원 / S석 8만원 / A석 5만원
제작 : (주)EMK뮤지컬컴퍼니
예매 : 인터파크 1544-1555
문의 : (주)EMK뮤지컬컴퍼니 02-6391-6333

한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