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에 관하여
하나님과 물질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신 분은 예수님입니다. 하나님과 라이벌이 돈이라는 얘기지요. 인간을 유혹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 제일은 돈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돈이 운명과 행복을 결정한다고 믿고 있지요. 돈이 자신을 구원한다고 믿는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족속이 홍해를 건너 가나안에 도착했을 때 자신들을 구원해준 것이 황금 송아지라고 숭배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돈이 없어 어려운 처지에 놓였던 사람들은 돈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돈이 없으면 그 불편함이 얼마나 큰지 그때 알 수 있지요.
예수님도 회계라는 직책을 제자에게 맡긴 것을 보면 돈을 가볍게 여기시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돈 돈 돈! 동서고금 모든 시대에 모든 사람의 관심사지요. 돈은 역시 하나님과 라이벌인 것이 맞는 것 같네요. 그러나 꼭 그 돈이 넉넉한 사람들이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 또한 사실 아닌가요?
돈은 행복을 위해 절대적인 것이지만, 행복을 위해 상대적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양만큼 행복이 비례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돈 돈! 이것은 너무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소중한 이 돈을 나눌 수는 없는 것인가요? 친구와 식당에 가서 좀 넉넉한 처지인 사람이 계산하면 안 될까요? 요즘처럼 꼭 각자 내는 새로운 풍습을 따라야 할까요? 좀 더 있는 자가 좀 더 정직하게 내는 세금의 십자가를 지면 안 될까요? 가난과 배고픔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고 하지만 나눔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청교도라고 자처하는 미국 시민들이 애완동물에게 쓰는 자본의 10%만 보내면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는 아이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유엔 통계도 있습니다. 분명 지금 이 시대의 우상은 돈입니다. 그러나 돈이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초대교회 때 가진 자들이 있는 것을 다 팔아 내놓고, 사도들이 그것으로 구제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돈이라는 우상을 타파한 것이지요. 돈 귀신에 들린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초대교회의 모습입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합니다. 돈이 중심이 되고 주인이 되는 자본주의가 꼭 절대적인 사회제도의 진리가 아닐 것입니다. 돈은 행복을 위한 여타의 한 가지 수단일 뿐이고, 그 소중한 돈은 나눌 때 그 가치가 더 커질 것입니다. 그 돈을 나누는 장소가 바로 교회인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그 돈을 쌓아놓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을 모시는 교회는 마구간이면 족합니다. 황금의 치장이 필요 없습니다. 어느 교회 문 앞이나 가난한 자들이 줄을 서고, 그 속에서 그 가난한 자들이 존귀함을 받는 장소였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안은 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 주의가 펼쳐지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시절 불렀던 주일학교 찬송가가 떠오릅니다.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이창훈 목사 (목양침례교회, 작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