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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WEB - RETRO 웹레트로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4-29 (월) 12:21 조회 : 149
예술,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다


예술가는 인간의 내면이 갈구하는 것들을 현실 세계에 구현해내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타인에게 생각과 사상을 전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에 사회, 문화, 경제적인 발전 양상에 따라 예술가의 표현방식은 달라지게 마련이고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재료 역시 대체되거나 개선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고 엘리스온이 공동으로 기획하여 북서울시립미술관에 선보이고 있는`WEB-RETRO` 전은 WWW(World Wide Web)라는 영문 약자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 시기 이후의 예술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며, 예술가들의 손이 새롭게 움켜쥔 인터넷과 웹이라는 도구가 어떤 결과물을 낳았는지 보여줍니다. 국내외 다수의 작가가 참여한 이 공동전시는 HTML 명령어로 디자인된 포스터에서부터 이미 과감하게 기존의 예술을 탈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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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예술은 특정한 시간과 한정적인 공간에 종속되어 있었고 만질 수 있는 재료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려면 특정 기관에서 주관하고 있는 공적인 약속 시각에 맞추어 전시물이 있는 고정된 장소에 가야만 했고, 작품은 캔버스에 그려지거나 기타 다양한 재료에 새겨진 형태로 창작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웹을 통한 예술의 영역은 이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컴퓨터와 모니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작품이 전시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인터넷이라고 하는 무형의 창구를 통해 언제든 대중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반대로 그들의 목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료는 무한하여 인터넷 아트에 필요한 웹 지식과 기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작가 `양아치`의 작품 `전자정부`는 이런 포스트 인터넷 아트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예술인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캔버스나 액자 대신 인터넷 브라우저가 프레임이 되고, 컴퓨터와 모니터는 작품을 감상하는 필수적인 전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예술품들은 관객이 거리를 두고 보아야만 하는 평면적이고 고정적인 설치 예술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클릭하고 움직이고 타이핑해야만 비로소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고 이 예술이 어떤 작품인가를 파악하고 느껴볼 수 있습니다. `전자정부`의 경우에는 관람자가 개인정보를 하나씩 입력하여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유도하고, 결국 이 정보들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10달러의 유료데이터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가와 기업의 폐단을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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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라웁`이라는 예술가 그룹에서 창작한 `99개의 방`은 웹 기반의 플래시 게임으로 화면상에 나타나는 특정한 요소들을 클릭하여 수수께끼의 단서를 찾아내고 다음 방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방탈출게임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방들은 실재하는 공간을 촬영한 것으로서 현재는 비어있는 동베를린 산업 공장의 모습입니다. 여기에 그로테스크한 애니메이션 작업과 음산한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완성된 이 작품은 2004년 6월에 사이트를 오픈하고 현재까지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전시에 가지 않더라도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어디서든 이 작품에 참여해볼 수 있지만, 공포물에 약한 사람은 혼자 집에서 감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의 작품들을 아우르는 이 전시에는 소개한 것들 외에도 흥미로운 작품이 많습니다. 또한, 인터넷 아트 연표를 통해 지금까지 이 장르가 어떻게 흘러왔고 발전되어 가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봄꽃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계절, 앞으로만 향하던 걸음을 잠시 멈춰 세우고 지난 20여 년간 꽃피워 온 인터넷 아트의 세계를 돌아보며 마음의 쉼표를 찍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길상규 기자


info

일시 | 2019년 3월 12일(화) - 2019년 6월 9일(주일)

장소 | 북서울시립미술관

티켓 | 무료입장

문의 | 02-2124-8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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