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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HOPE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4-23 (화) 10:15 조회 : 294
누구에게나 '지켜야 할 것'이 있다

20세기 초의 유대계 독일인 작가라는,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배경 속에서 수작(秀作)을 남기며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했던 실존주의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 그는 유언으로 자신의 모든 원고를 태워달라고 했지만, 그의 친구이자 작가였던 막스 브로트가 카프카의 원고를 정리해 <소송>, <아메리카>, <성>을 출간했습니다. 브로트는 1968년 숨지면서 비서였던 에스더에게 원고 일체를 넘겼고, 에스더는 다시 두 딸에게 원고를 유산으로 남겼지요. 에스더의 죽음 이후 2008년,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이 본격적으로 카프카 원고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에바 호프의 지난한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뮤지컬 <HOPE>는 이 소송을 모티브로, 미발표 원고를 평생 지켜온 한 여성의 삶을 밀도 있는 상상력으로 펼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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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극 중에서 현대 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으로 재창조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였던베르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절망 속에서 글을 쓰는 요제프의 재능을 동경합니다. 원고를 태워달라는 말을 남긴 채 요절한 요제프의 원고를 소중히 보관한 베르트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신의 연인 마리에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요제프의 원고를 넘기고 떠납니다. 마리는 피난 속에서도 베르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고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마리의 딸 호프는 원고만 바라보는 엄마의 곁에서, 총성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합니다.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호프 앞에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인 카델이 나타나고, 오랜 방황 끝에 중년이 된 호프 앞에 다시 놓인 원고. 에바 호프에게 ‘원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HOPE>의 강남 작가와 김효은 작곡가는 우연한 계기를 통해 카프카 미발표 원고 소송 기사와 평생 종잇조각을 지키며 살아온 모녀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고 '그들에게 원고란 무엇일까?', '무엇이 저들의 인생을 저렇게 만들었나'라는 궁금증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습니다. 실제 사건이자 관련 인물들이 생존하고 있는 만큼, 큰 틀의 소재만 가져오고 극중 인물과 상황은 새롭게 재구성했습니다. 2018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되어 지난1월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이작품은 곧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다시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HOPE>는 초연 당시 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역사와 극한에 몰린 캐릭터 속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차분하고도 힘있게 끌고 나갔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평생 원고만을 지켜 온 에바 호프와 요제프 클라인의 원고를 의인화한 독창적인 캐릭터 K를 비롯해 과거에는 호프의 엄마였던 마리, 요제프의 친구였던 베르트,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난민 카델 등의 다양한 캐릭터로 스토리의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타이틀 롤인 호프 역은 관록과 실력을 두루 갖춘 여배우, 김선영과 차지연이 연기합니다. 두 배우는 늙은 노역의 모습으로 30년째 이어지는 재판에도 굴하지 않고 원고를 지키는 호프의 전 생애를 러닝타임 110분 동안 거의 퇴장 없이 연기해 화제를 모읍니다.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는 이스라
엘 대법원은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에 있다고 판결했고, 에바호프는 2016년 항소하지만 2018년, 그녀의 사망으로 사건은 종결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 <HOPE>에서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호프가 어떻게 원고를 만나게 됐는지, 원고 때문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그리고 있으니까요. 기나긴 재판이 끝나고, 우리는 드디어 78세에 자신과 자신의 삶을 찾은 한 여성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Info

일시 | 2019년 3월 28일(목) - 5월 26일(주일)

        화-금 8시 / 주말 및 공휴일 2시, 6시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티켓 | R석 8만 8천 원 / S석 5만 5천 원

관람연령 | 14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10분

대본 | 강남 작곡 | 김효은 연출 | 오루피나

제작 | (주)알앤디웍스

문의 | 클립서비스 1577-3363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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