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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근동의 눈으로 읽은 성경 : 구약편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3-08 (금) 09:23 조회 : 94
낮은 자의 하나님

“구약성경은 우리를 위해(향해) 쓰인 하나님 말씀
이지만, 직접 우리에게 쓰인 책은 아니다(for us, but not to us).”

성경은 적어도 2-3,000년 전에 쓰인 오래된 책
입니다. 종이(양피지)와 펜이 없어 구전으로만 전승되었던 시기를 따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정말 까마득한 옛날 옛적의 이야기가 성경입니다.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요. 모든 영역이 눈부시게 진보했습니다. 특히,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상식이라 여겨지는 것들도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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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 구약편 / 김동문 글·신현욱 그림 / 선율>

게다가 성경은 중근동 지역의 작은 나라인 팔레
스타인-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도에서 우리나라와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서로의 역사와 문화는 매우 상이합니다.

성경을 오해 없이 잘 이해하려면 성경이 쓰인 시
대와 나라와 사람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중근동의 눈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30여 년간 중근동 지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김동문 목사가 그간 직접 발로 뛰며 보고, 듣고, 먹고, 만져 본 그 땅에서의 생생한 경험과 풍성한 이해를 토대로 성경의 에피소드를 새롭게 해석한 글에 현대적 감각과 위트가 넘치는 신현욱 목사의 그림이 수백 장 더해져, 더욱 쉽고 즐겁게 성경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핵심 메시지에 다가서도록 도와줍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우월한 시선으로 고대 중근동의 문화를 해체하여 우리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는 데만 집중했을 거라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과도한 상상력과 무리한 해석으로 논리적 비약이 범람하는 책도 아닙니다. 이 책의 제목은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이고, 부제는 ‘낮은 자의 하나님을 만나는’입니다.

부제를 보면 짐작되듯이 이 책
은 약자들, 특히 여성, 나그네, 어린아이, 노예 등과 같이 낮고 천하게 여겨졌던 자들의 입장과 마음을 줄곧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성경의 시대가 지금보다 모든 것이 뒤떨어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해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시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사나운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아이들,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열악한 환경, 한 사람을 마을의 노예 삼아 평생을 학대하고 부려먹은 어느 섬사람들의 이야기, 툭하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조롱을 당하고 정당한 대가는 받지 못한 채 부림 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래서 때로는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기도 하는 말도 안 되게 억울하고 비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고대 중근동의 이스라엘 땅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챕터, ‘인류를 향한 첫 번째 권리 
선언’에서는 인간이 평생을 죽도록 노동하는 노예와 같은 운명을 타고났다고 말하는 것은 고대 중근동 문명을 지배했던 이방 신들의 논리일 뿐이고, 여호와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그들을 왕이자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의 정원인 에덴을 다스리며 안식하는 존재로 여기고 선포하셨음을 설명합니다. 수천 년 전에 선포된 인류를 향한 권리 선언을 읽으며 울컥하는 것은, 이것이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가 아니라 아직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인간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 또한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힘 있고 권세 있고 풍족한 이들보다 
상처받고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온 관심을 쏟으시고 끝까지 사랑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참 안식의 기쁨을 바라고 소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나의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낮은 자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중근동의 눈으로 성경을 읽고, 시대와 문화를 뛰어넘어 성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낮은 자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주는 높이 계셔도 낮은 자를 돌보시며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아십니다(시편 138편 6절).”


서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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