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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마르셀 뒤샹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3-05 (화) 11:42 조회 : 87
소변기는 과연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소변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마르셀 뒤샹. 뒤샹과 
소변기 작품 ‘샘’은 마치 연관검색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과연 이 작품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추앙받게 되었을까요? 그는 어떤 목적으로 세상에 내놓았을까요? 지금도 파격적으로 다가오는데 100여 년 전엔 얼마나 더 충격이었을까요.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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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1950(1917년 원본의 복제품), 자기(磁器) 소변기, 30.5x38.1x45.7cm, Philadelphia Museum of Art: 125th Anniversary Acquisition. Gift (by exchange) of Mrs.Herbert Cameron Morris, 1998 © Association Marcel Duchamp /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마르셀 뒤샹은 앞을 내다본 것일까요. “예술가라
면 진정한 대중이 나타날 때까지 50년이고 100년이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대중만이 제 관심사입니다”고 말합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공동주최로 마르셀 뒤샹의 삶과 예술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회화, 레디메이드, 드로잉 등 150여 점과 아카이브를 선보이며, 이 중 다수의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은 
1902년 여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나무숲 사이, 교회 첨탑이 보이는 ‘블랭빌의 정원과 교회(1902)’는 우리가 생각했던 뒤샹의 파격적인 이미지보다는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어릴 적 그는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모사하며 인상주의 화풍을 익혔으며, ‘아버지의 초상’은 인상주의 대가 폴 세잔을 동경하여 그의 스타일로 그렸습니다. 세월이 흘러 뒤샹이 예술가로서 자신의 인생을 말할 때 학창시절의 인상주의로 이야기를 시작할 만큼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뒤샹은 1912년 봄 파리에서 열린 연례 현대미술 전
시회인 살롱 데 쟁데팡당에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 2)’를 출품합니다. 수많은 이미지가 겹쳐 보이는 추상화 마치 피카소로 대표되는 큐비즘을 닮아있습니다. 사람의 형태도 뚜렷하지 않고, 성별도 알 수 없습니다. 뒤샹은 입체파의 추상과 기하학적 공간에 관한 형태 수학 개념 그리고 과학 사진에서 빌려온 운동을 재현하는 발상을 결합니다. 설명으로 듣고 작품을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당시엔 더 어려웠겠죠. 심지어 심사위원회는 뒤샹에게 작품의 부분 수정을 요청했고 그는 수정하는 대신 작품을 철수했습니다. 이듬해 1913년 뉴욕 아모리쇼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며 성공을 거둡니다. 어쩌면 이때부터 파격적이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문제작으로 가보실까요? 유리 상자 속에 있
는 소변기. 바로 ‘샘’입니다. 1917년 뉴욕에서 열린 독립예술가협회의 첫 전시에 샘을 출품합니다. 지금도 파격적으로 다가오는데 이를 본 전시위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전시위원들의 논쟁을 벌인 끝에 결국 이 작품은 빛도 보지 못한 채 칸막이 뒤에 버려집니다. 사실 철공소에서 만든 변기를 뒤집어 놓고 작품이라고 출품했으니 누가 인정해줬을까요.

그러나 뒤샹은 변기를 미술관으로 옮겨왔기 때문
에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존의 물건에 새로운 제목과 관점을 부여하고, 그 물건의 원래 기능과 상관없는 장소에 갖다 놓는 행위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개념이 창조될 수 있다는 ‘레디메이드(ready-made)’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전시회 작품 설치위원회 의장을 뒤샹이 맡고 있었으나 이를 감추기 위해 ‘R.Mutt’라는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R.Mutt’는 변기를 만든 철공소 이름 J.L.Mott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뒤샹은 자신의 작품이 훼
손될 것을 우려해 작품을 한군데 모으는 일에 집중합니다. ‘여행 가방 속 상자’ 휴대용 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마치 보석함 크기의 상자 속에, 자신의 작품을 미니어처로 복제해 넣었습니다. 뒤샹은 이 과정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들었으며, 상자는 300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전시장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1941년 에디션과 필라델피아미술관 1966년 에디션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으니 비교 감상해보세요.

이밖에도 뒤샹의 삶과 작품에 영향을 준 사진작
가 만 레이, 건축가 프레데릭 키슬러,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 영국의 팝아트의 거장 리처드 해밀턴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생전 협업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info

일시 | 2018년 12월 22일(토) - 2019년 4월 7일(주일)
티켓 | 4천 원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 2 전시실
문의 | 02-3701-9500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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