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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2-28 (목) 09:08 조회 : 117

<비커밍> 54년 써내려간 사랑의 서사시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은 판권이 730억에 팔렸다고 해서 유명한 책이라기보다는 한 여성이 살아온 50여 년의 삶을 통하여 우리의 모든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유명해졌을 것입니다.

<비커밍>은 아이오와의 넉넉지 않은 흑인 가정에서 자란 소녀가 세기의 영부인이 된 이야기입니다. 그는 가슴 절절한 아픔을 겪으면서도 높은 이상을 위하여 투쟁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한 명의 여성이자 성도로서 진실한 내면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미셸은 ‘사우스 사이드’ 작은 마을에서 성실히 일하는 노동계층의 흑인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랐습니다. 착하고 총명한 흑인 소녀는 시카고 최고의 공립고등학교를 거쳐 아이비리그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하고 드디어 하버드 법대에 입학했습니다. 그 후 최고 명성의 법무법인의 변호사가 되어 꿈꾸었던 인권변호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 편집장 일을 맡고 있는 인턴 변호사 버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부부사랑의 모델, 미셸
버락은 태어난 후 케냐로 떠나버린 아버지와 미국으로 가버린 어머니로 인해 할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자신의 삶의 역사가 그랬듯이 사랑하더라도 반드시 결혼은 할 필요가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셸은 버락을 깊이 사랑했지만 둘 사이에는 도무지 풀 수 없는 매듭이 있는 것처럼 많이 힘들었습니다.

미셸은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우면서 깨달은 인생의 교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피아노 연주 실력은 연습량에 정확히 비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만난 버락과의 사랑을 최고의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 상담사까지 만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미셸은 드디어 고백합니다. 버락은 꿈에서나 바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인생 파트너라고 말입니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미셸의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이루어 냈습니다.

미셸은 남편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아내였습니다. 미국이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는 남편과 함께했습니다. 버락이 딛고 선 땅은 한시도 쉬지 않고 흔들렸으나 굳건했고 아무리 두들겨 맞아도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와 같았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길은 힘들고 외로운 것이었고 터무니없는 반대에 부딪혀도 모두에게 문을 열어 두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 여겼던 버락을 지지했습니다.

뜨거운 가족애의 화신, 미셸
엄마가 되고 싶어서 많은 노력 끝에 시험관 임신을 통해 얻은 두 딸을 삼엄한 경호 속에서도 최대한 자유롭게 키우고자 했습니다. 모든 일을 경호원들이 해주는 상황에서도 침대 정리 등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도록 책임과 규율을 세웠습니다. 딸의 수영 레슨과 테니스 레슨을 참관하기 위해 변장까지 하는 미셸은 따뜻한 마음의 엄마이자 영부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버락은 이제 더 많은 자유와 시간을 가질 날이 멀지 않았는데 딸들은 우리를 떠나기 시작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고스란히 나라에 헌납해야만 했지만 미셸이 지혜로운 아내와 엄마로서 역할을 잘 감당했기에 가장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와 병실에서의 마지막 이별 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었습니다. 딸로서 아내로서 때로는 어머니로서의 미셸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미셸의 꿈
사회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땅히 와야 할 세상이 와야 하고 내 나라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품고 싶었던 미셸이었습니다. 미셸은 우리 모두 서로를 초대하여 받아들이자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덜 두려울 것이고 우리를 갈라놓는 편견과 고정 관념을 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온기를 서로가 느낄 때 삶은 훨씬 나아진다고 믿는 미셸은 사랑을 추상적인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실제적 도구로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옳다고 믿는 길을 외롭게 가는 미셸은 마침내 불만 가득한 흑인여성에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백악관의 빛나는 흑진주가 되었습니다.

변혁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이루어진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시선 이상으로는 내 삶을 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기에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무엇 때문에 슬퍼하며 우는가? <노인과 바다>는 큰 물고기의 가시만을 남기고 끝이 났지만 그 노인은 결코 패배자가 아닙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며 평범함에 함몰되지 않고 도전했던 사람입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는 길을 향하여 묵묵하게 걸어갔던 사람입니다. 미셸처럼 현재는 보이지 않지만 저 너머를 꿈꾸고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현실에 놓인 장벽에 주저앉지 않고 안락함에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라보며 힘든 싸움일지라도 인내하며 끝까지 싸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결코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제나 곁에서 함께하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미셸이 기도하며 이겼던 것처럼 나에게도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나 또한 기도하며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니 의지하며 묵묵하게 걸어가야겠습니다.


엄정희 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상담학과, 연합가족상담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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