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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01-21 (월) 10:55 조회 : 69

VIP

바람이 차가운 12월 24일 밤. 도시 한 모퉁이 분식집에 허술한 차림의 노인이 비틀거리며 찾아왔습니다. 문밖에 헌 박스가 가득 실린 리어카를 받쳐놓은 채 노인은 식탁에 앉았습니다. 여주인은 주문서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노인은 언제나처럼 잔치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들이켜며 맛있게 국수를 먹은 노인은 카운터 테이블 앞에서 값을 지불하고 식당을 나갔습니다. 그때, 같이 옆자리에서 잔치국수를 먹고 계산을 하려던 다른 손님이 화를 냈습니다. 아니, 왜 나에게는 노인 보다 두 배나 더 높은 가격을 받냐고. 그때 여주인은 웃으며 노인에게 보였던 주문서를 내보였습니다.

표지에는 VIP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모든 메뉴 가격이 반 가격으로 적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화가 나 있는 손님에게 여주인은 말했습니다. 국숫값 지불하시기도 어려운 어르신이세요.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대접할 방법이 이길 밖에 없었네요. 그분은 우리 가게에서 VIP 손님이시거든요.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들도 매 주일 생명의 꼴을 마련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지요.

주님이 주신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만일 너희 회당에 금반지를 끼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올 때에 너희가 화려한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여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 앉으라 하면 너희끼리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냐.”

마구간에서 첫 생일을 맞으신 주님은 그날에 베들레헴 근처에서 새벽이 되도록 양을 치던 목동들을 초청하셨지요? 이제 우리의 교회들은 그날 식탁을 차려놓고 누구를 초청해야 할까요? 우리 교회의 VIP는 누가 되어야 할까요? 한국교회가 생각하는 VIP와 주님이 생각하시는 VIP가 너무 다른 것 같아 더 쓸쓸하고 추운 밤입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 꼭 진짜 VIP를 초청하시는 축복된 성탄이 되시기를!


이창훈 목사 (목양침례교회 담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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