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일칼럼

말이 씨가 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은 본성은 나약하기 때문에 갑자기 힘든 일을 만나게 되거나 어려운 상황을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불평하게 됩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방치하고 더 키우는 것은 자신의 책임입니다. “지나가던 새가 우리 머리 위에 앉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새가 머리 위에서 둥지를 틀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의 말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품다 보면 그것을 말로 직접 표현하게 되고 부정적인 말은 다시 부정적인 생각을 부르게 되죠. 부정적인 말은 술과 같이 중독성이 있어서 하면 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양도 많아집니다. 이렇듯 사람의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 좋은 생각이 나더라도 그것을 말로 꺼내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될 것입니다. 부정적인 말을 하는 순간 그 말이 자신에게 바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말은 온몸의 진동과 파동을 일으켜 나오는 물리 작용이기도 합니다. 내가 한 말이 다시 내 귀를 통에 뇌에 전달되고 호르몬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죠. 즉 내가 한 말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이 무심코 내뱉은 사소한 말이라도 심판의 날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네 말에 근거하여 네가 의롭다고 판정을 받을 수도 있고 죄가 있다고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마태복음 12장 36-37절).”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보통 이런 부정적인 생각과 말의 원인은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8세 이전에 평균 7만 개 이상의 부정적인 명령문을 듣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그것을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자아 이미지로 받아들이게 되죠. 부나 가난뿐 아니라 이러한 부정적인 마인드나 말투 역시 부모에서 아이에게로 대물림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신의 잘못은 인식하지 못하고 아이를 둘러싼 모든 문제가 아이 스스로의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모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부모를 판단한다. 그리고 대부분 부모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오스카와일드의 말처럼 현재의 아이들은 부모를 사랑하지만 또한 부모에게 화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학부모와 함께 상담할 때 확실히 드러나게 되는데, 한번은 상담 중 “우리 애는 머리가 나쁜 것 같아요.”, “우리 애는 수학에 소질이 없어요.”, “우리 애가 수학을 너무 싫어해요”, “우리 애는 수학적인 머리가 없어요.”, “저도 실은 학창시절에 수학 별로 안 좋아 했어요”, “우리 애는 수학을 보통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심지어는 “제가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정말 싫어했는데 애가 저를 닮았나 봐요. 아이가 수학을 못 하는 게 저희 집안의 내력이에요.”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부정적인 성향이 아이의 문제가 아님을 확실히 알게 되었죠. 빈말이라도 엄마는 학교 다닐때 수학을 좋아했다고 해야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 여기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수학을 좋아했다고 하거나 재미있다고 하면 이런 순간이 올까 봐 두려워합니다. 어느날 아이가 수학책을 가져와서 물어봅니다. “엄마! 근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죠. 이럴 때는 “에이 몇 십 년이 지났는데… 당연히 까먹었지!” 하고 가볍게 위기를 모면하시면 됩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수기 14장 28절).”

하나님은 종살이를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비옥한 땅인 가나안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 중 12명의 정탐꾼을 뽑아 가나안 땅에 정탐을 보내셨죠. 그런데 정탐을 갔던 정탐꾼들 중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10명이 그 땅에 살고 있는 거인들에 비해 자신들이 메뚜기와 같이 작고 약하다며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그 부정적인 말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 불만을 쏟아내게 되죠.

그러자 하나님은 믿음 없는 10명의 정탐꾼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화를 내시며 그들과 20세 이상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평생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벌하십니다. 반면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한 여호수아와 갈렙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축복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 상황에 집중하면 절대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분명 어려움과 시련을 거듭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과 시련이 오더라도 불평하지 않고 감사와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소망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크든 작든 미래의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되기도 하죠.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소망. 그 소망이 고단한 오늘을 견디게 합니다.


차길영 대표 (세븐에듀 & 차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