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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8-05-08 (화) 10:49 조회 : 156

왜 결혼인가?

결혼은 구속이고, 모험이며 인간의 개별성이 소멸되는 제도라 하며 독신주의를 찬양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나는 이즈음입니다. 혹자는 결혼은 경제성이 없는 제도라 싫다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결혼은 자기를 희생해야 하는 과정이라 두렵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행복을 이끄는 가장 큰 요소가 가족이라는 종단적 연구가 나왔습니다. 유엔에서 세계 가치관 조사가 있었습니다. 세계 46개국이 참여하고 4회에 걸친 10년간의 종단적 연구, 행복을 이끄는 빅 7에서 가족은 단연 1위이었습니다. 건강, 경제, 일, 친구, 취미 등이 뒤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가족학을 강의하는 가족학자로서, 홈빌더의 꿈을 품고 설립한 연합가족상담연구소에서 10대부터 80대까지의 내담자들의 가족문제를 매일매일 다루는 가족문제 임상가로서 또한 결혼 44년차의 주부로서 이 어둠의 시대에, 이 아픔과 도착의 시대에, 인구절벽으로 나라의 존폐가 폭풍 앞의 등잔불 같은 이 시대에, 왜 결혼인가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왜 결혼인가?
생명을 대신 내어 줄 만큼 사랑하는 사랑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삶입니다. 사랑받는 사람은 물론이고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사랑의 대상이 있는 그 사람도 엔도르핀이 매일 샘솟는 삶을 살게 됩니다. 가정에는 내 생명보다 사랑하는 그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는 사랑이 행복한 유일한 곳, 가정입니다. 된장찌개 오글보글 끓여 놓고 알콩달콩 행복할 수 있는 곳이 가정이고 결혼입니다.

왜 결혼인가?
에덴에서 추방되었을 때부터 우리네 인간이 운명적으로 덧입게 된 원초적 고독, 이 실존적 고독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 가정이고 결혼입니다. 아파치 인디언 추장은 결혼하는 신랑, 신부에게 ‘이제 너희 둘은 더 이상 비 맞지 않으리... 더 이상 추워하지 않으리’라는 결혼 축시를 읽어준다고 합니다. 마틴 부버는 인생은 만남이라 하였는데 결혼은 아주 특별한 만남입니다. 가정에서는 우리의 관계가 사물과 사물과의 만남(ich und es)이 아니라 너와 나(ich und du)의 만남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 난로 앞에서 손을 녹여가며 따뜻한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난로 그것이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왜 결혼인가?
“어떤 이는 결혼은 성숙을 위한 동반과정이라 하였고, 또 어떤 이는 결혼생활은 거칠게 말하자면 썩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싹이 나고 순이 자라 열매 맺는 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라고 역설합니다. 그렇습니다. 결혼이란 바로 이렇게 우리의 마지막 모난 곳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매우 힘들고, 아주 어려운 과정이지만, 완성된 인격체로 만들기 위한 필수과정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결혼이란 하늘에서 내려준 커다란 선물입니다. 당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주어 고맙다고 당신 옆에 그 사람에게 감사하십시오. 어릴 적 연날리기를 좋아해서 동네 운동장에서 종종 연을 날리곤 하였습니다.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연을 동경했습니다.

실이 연을 놓아주면 더 자유롭게 멋있게 날아갈 것 같아 실을 놓아주면 연은 멋있게 높이 별나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방죽에 빠져 버리곤 하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비탈길을 오르는 짐차가 짐을 다 내리면 바퀴가 헛돌아 비탈길을 올라갈 수 없습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오늘도 열심히 일합니다. 가족은 우리네 삶의 날개이기 때문입니다. 가족 때문에 오늘도 옳은 길 가려고 발버둥 칩니다. 가족이 있기에 그 날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고 가족 때문에 영원히 살 것처럼 열심히 살게 되는 것입니다.

왜 결혼인가?
결혼은 씨줄과 날줄이 만난 운명공동체입니다. 졸고 있을 때 깨워줄 수 있으며 낮잠 자고 있을 때 토닥거리며 같이 가자고 손 내밀기에 결혼에서 만난 그는 내 삶의 여정에 찾아온 천사입니다. 둘이 가는 길은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쌍 겹줄은 외 겹줄보다 강합니다. 보다 지혜롭습니다. 화이부류(和而不流)라 했던가요. 세상 안에 있어도 오염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서로에게 줍니다. 이혼해야 할 99가지 이유보다 함께 살아야 할 그 한 가지 이유의 비중이 훨씬 더 크기에 그래도 결혼입니다.

그분이 내려주신 최고의 선물, 가정을 꿈이 있는 가정, 감사하는 가정, 기도하는 가정으로 세워갈 수 있도록 기도해 봅니다. 문턱이 낮은 가정이 되어 누구나 우리 가정에 들어와 쉼과 안식을 얻어 갈 수 있는 가정, 그 어떤 사악한 것 그 어떤 죄악도 감히 침입할 수 없는 견고한 성이 될 수 있는 가정을 꿈꾸어 봅니다.


엄정희 교수(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상담학과 교수, 연합가족상담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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