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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컬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8-01-08 (월) 14:48 조회 : 21

써니 목사의 대중문화 속으로

집에 초등학교 5학년 하나, 6학년 하나 총 두 명의 딸이 있습니다. 초딩스럽게 집안의 해맑음과 약간의 새침함을 담당하고 있죠. 최근에 제가 사는 지역에서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팀이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뮤지컬이 티켓이 비싸기에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저와 아이들만 가면 좋을 듯하여 가장 싼 티켓 3장을 끊었습니다. 가장 싼 티켓은 3층 발코니였
는데 캣츠의 출연 고양이들이 손톱만해 보이는 큰 그림 볼 수 있는 ‘명당’자리였지요.

뮤지컬이 시작되고 작품의 대부분을 즐겁게 보긴 하였으나 저는 신분이 아저씨인 관계로 몇 장면에서 잠깐 수면을 취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놀란 것은 재미없어할 줄 알았던 딸 둘이 굉장히 집중해서 보는 것이었습니다. 뮤지컬 캣츠의 내용이야 모두 잘 아시다시피 길냥이들이 한 마리씩 차례대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 혹은 자신들이 들은 다른 고양이들의 ‘썰’을 푸는 건데요. 단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아이들이 보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뮤지컬을 다 보고나서 캣츠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유투브 영상에서 캣츠 노래들을 다 찾아듣습니다. 그리고 외웁니다. 각 고양이들의 이름과 캐릭터를 찾아서 외우고 숙달합니다. 심지어는!!! 어느날 집에 갔더니 아이들이 소파에 고양이 자세로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뮤지컬 캣츠에는 젤리클석이라는 좌석이 있는데 고양이역을 맡은 배우들이 그리로 내려와서 말도 걸고 장난도 친다구요. 다음에는 꼭 거기 앉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의외로 뮤지컬을 많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장난감 살 돈을 아껴서 뮤지컬을 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이죠. 아이들이 그 제안을 덥석 받습니다. 장난감은 이 아이들에게 생명과 같은 존재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또 제안을 했습니다. 뮤지컬 티켓이 비싸니 아빠는 밖에서 기다리고 너희 둘만 들어가도 괜찮겠냐구요. 아이들이 꼭 그래야 하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제가 안 들어가면 너희들은 더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지라고 말해주었지요. 그러자 아이들이 갑자기 정색을 하고 말합니다.

“그럼 저번에 아빠 왜 왔어?”

이야. 이것들이 키워놨더니 뮤지컬 좋은 자리 앉고 싶어서 애미 애비도 보이지 않는 것이죠. 초등학생 딸들과의 대화에서도 문화의 힘을 느낍니다. 세상에 문화적이지 않은 것은 없죠. 심지어 복음도 문화의 그릇에 담아야 합니다. 교회 안에 우리가 행하는 패턴이나 행동양식은 다 특정한 문화를 상징하고 또 메시지를 전합니다.

문득 우리가 교회 밖 이들과 잘 소통하는 문화의 그릇에 복음을 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내가 선호하는 문화의 그릇에 복음을 담아 교회 밖 이들에게 좋아해 줄것을 강요하고 있는지 말이죠.

여우와 학이 서로 식사 초대를 하면서 각자가 선호하는 그릇을 쓰며 약을 올렸던 이솝우화가 떠오릅니다.소통을 하고 싶은 건지 내가 선호하는 문화의 우월성을 드러내고 싶은건지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김선의 목사 (가까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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