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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야생이다 누구나 동물원 사파리를 관람할 때 앞에 두꺼운 철망이 있어도,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가 다가온다면 긴장하기 마련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철망도 없고, 어디서 맹수가 나올지도 모르는 야생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이번 전시 <와일드 라이프>전은 인류와 자연이 더 오래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야생에 대한 관심과 감동을 전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자연 생태계 보존 프로젝트에 공헌해온 세계 최고 야생 사진작가들의 주요작품 100여 점을 선보였습니다.
마치 예술가가 채색한 듯 아름다운 부리를 가진 ‘무지개큰부리새’. 자신의 몸집의 1/3을 차지할 만큼 큰 부리로 과연 ‘제대로 날 수 있을까?’ 의문이 먼저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 부리는 스펀지같이 속이 비어있는 케라틴으로 무게감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또한 혈관으로 보내는 피의 양을 조절하여 체온을 올리거나 내리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할 때, 기러기와 여우가 싸운다면 과연 누가 승자가 될까요? 아마도 여우가 이길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사진 속에 흰기러기는 목숨을 걸고 북극여우와 끝까지 맞서 싸웁니다. 자신이 낳은 알을 지키기 위해서, 북극여우는 자신이 나은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 말이죠. 누가 나쁘고, 잘 못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본능이자 이것이 야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치타가 장난스럽게 카메라 앵글로 다가옵니다. 눈 밑에 너무 울어서 눈물길이 난 것일까요? 표범과 치타는 외관만 보면 비슷하여 헛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치타는 낮에 사냥을 하기 때문에 햇빛에 눈부심을 방지하는 야구선수처럼 눈 밑에 검은 줄무늬가 있습니다. 표범은 사람의 6배에 달하는 시력에 야간에만 사냥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유난히 눈이 가는 사진이 있습니다. 사람의 몇 배가 되는 크기의 새끼 혹등고래가 마치 어미고래에게 어리광을 부리 듯 품에서 놀고 있습니다. 어미고래는 그 어리광이 귀엽기만 한지 자신의 지느러미로 품에 안으며 유유히 헤엄칩니다. 아무리 덩치가 커도 엄마 앞에서 아이가 되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진 것 같습니다.
아름답지만 알고 보면 무서운 사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흰코뿔소가 물에 반사되어 마치 거울을 보듯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파란하늘과 거대한 산, 흰 코뿔소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지만 이는 매일 물을 마시는 흰코뿔소의 습관을 알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밀렵꾼들은 이러한 코뿔소의 습관을 이용하여 물가에 기다렸다 사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평온함 속에 숨겨진 사냥을 당할 수도 있는 무서운 사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야생동물들의 사진들을 보고나니 실제 동물들을 만져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마 여러 관람객들 역시 그런 생각을 했나봅니다. 전시장 마지막 섹션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야생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여 반응하는 동작인식 증강현실 시스템을 적용하여 실제 야생의 동물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손을 들어 나무에 있는 열매도 떨어 뜨려 보고 동물도 만져보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INFO 일시 : 2014년 3월 22일(토) ~ 5월 25일(주일)
장소 :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
관람료 : 성인 1만 2천원, 초중고 1만 천원, 유아(24개월 이상) 8천원
문의 : 02-6263-2620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 1. 무지개큰부리새의 체온 조절용 부리ⓒBENCE MATEWildlife Exhibition Korea, 2. 북극여우와 흰기러기의 이유 있는 맞대결ⓒSERGEY GORSHKOVWildlife Exhibition Korea]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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