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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7-12-04 (월) 16:14 조회 : 251

예수님의 사랑을 이어가는 사람들

내가 에젤 선교회를 창립한 지 벌써 22년이 넘었습니다. 나에게 선교나 기도는 아직도 미숙하고 어린 아이와 같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선교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22년 전 고 하용조목사님께서 내게 전해준 선교사님들의 편지 속에 아프리카에서 보내온 편지가 한 통 섞여 있었습니다.

선교사로 헌신하고 가장 먼 나라 아프리카 어느 오지에 가족을 데리고 들어갔는데, 아직 적응도 되기 전에 어린 딸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하게 되는 힘든 일을 겪은 가슴 아픈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를 간 지 얼마 안 되어 당한 일이라 다시 한국으로 돌아 갈 수도 없고, 선교를 할 소망도 다 잃어버린 절망한 젊은 아빠 선교사의 편지였습니다. 기도를 어찌해야 할지 또 어떤 말이 위로를 줄 수 있을지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내 죽은 딸아이 무덤에 가을 한국 거리에 나뒹구는 낙엽 한 줌이라도 덮어 줄 수 없는 무능한 아빠라고요.

선교에 대해 무지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라도 해야 했습니다. 나는 어린 두 딸들과 같이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잎을 주워 깨끗하게 말려 편지와 함께 보내 드렸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나는 눈물에 젖은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누군가 내 편지를 읽어 주어 고맙고, 또 같이 아파해 주고 또 이리 소중한 낙엽을 보내줘서 내 딸무덤에 가져다 줄 수 있었다며, 이제 다시 힘을 내어 내 딸을 묻은 이 땅 아프리카에서 새롭게 선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편지였습니다. 그 편지를 읽으며 나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이렇게 22년이란 오랜 시간 내 가슴 속에 소중하게 남아 있을 수 있던 것은 그 편지를 계기로 그렇게 같은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에젤이란 단체를 만들어 매주 한번씩 함께 모여 기도하고, 어린이날이면 작은 선물과 과자 상자를, 가을이면 말린 가을꽃과 낙엽을, 성탄절에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는 선물을 사랑한다는 편지와 함께 선교사님들께 보내 드리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올해도 지치고 힘든 일을 겪고 있다면 22년 전과 같은 성령의 위로와 회복을 경험하길 소망하고 기도하면서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모험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자신이 익숙한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아무리 좋은 여행이라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집이 그립습니다. 그런데 선교라는 사명을 가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낯선 나라, 낯선 언어, 낯선 문화, 낯선 사람들이 사는 선교지에 평생을 헌신하고 삶의 자리를 옮기는 것은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선교지에서 뜻하지 않게 인간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재난이나 사고, 또는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하던 현지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합니다.

때론 한국에 있었다면 걸리지 않을 질병에 걸려 평생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빨리 병을 발견했다면 치유될 수 있는 병도, 병원 시설이 열약해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에 목숨을 거는 요즘 시대에 선교사들은 자녀들의 교육은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나라와 지역에 따라 학교가 없는 곳도 있고, 이슬람국가에서는 집에서와 다른 종교교육을 받고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심지어 왕따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선교사들은 그 나라 그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님이 주셔서 그런지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국 땅에 와도 그저 그 나라 이야기만 하다가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선교는 선교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간 사람이 있다면 후방서 돌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함께 기도하고, 부족한 것들을 채워 보내드리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불행히도 한국교회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교회안의 관심도는 더 이상 그 빛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유럽의 많은 교회들이 카페나 술집으로까지 변해버린 지 오래입니다. 심지어 이제 유럽은 선교대상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의 상황도 빠르게 유럽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세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듯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기도하지 않으면 영적 최전방에 나가 있는 선교사님들이 힘 있게 사역을 하실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이나 상황을 보면 나 한사람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22년 전 한 사람의 길에서 주운 낙엽 한 장과 편지 한 통이 한 선교사에게 위로가 되었다면,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여러 나라에서 함께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는 많은 사람이 동역자로 함께 사역하게 되었다면, 이렇게 작은 것을 시작으로 주님의 나라는 완성이 되어 갑니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는 한 몸인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에젤은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라는 말씀 따라 살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이제 마지막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올 겨울 선교사님들께 어떻게 하얀 눈송이를 선물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홍정희 대표 (에젤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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