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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기섭 작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7-10-13 (금) 08:50 조회 : 67

바람을 담다, 바람을 닮다

제주의 바람을 담아 온 조기섭 작가. 2017년 7월 24
일(월)부터 8월 5일(토)까지 <Ping>이란 제목으로강남구에 위치한 GALLERY 2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전시의 여운이 가기 전, 조기섭 작가를 만났습니다.

<Ping> 전시 제목이 특이하네요.
관람객들이 제 작품을 볼 때 편안한 마음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명상(Meditation)이라는 주제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갤러리 대표님하고 상의한 결과, 그림 자체도 진지하고 제목도 직접적으로 짓는 것이 상상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와 유니크 하면서 그림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을 제목으로 끌어낼까 고민하다가 <Ping>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림 전체가 바람의 느낌이 들어가 있는데, 꼭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단어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핑(Ping)’하면 입으로 발음 할 때 호흡 안에 바람의 느낌이 들어있기도 하고요.

2. 잣나무.jpg 
A cypress in the front yard, Bunchae(powdered color), silver power on Jangji paper, 135x262cm, 2015


제주도 풍경을 그린 건가요?
작품들의 이미지는 제주에서 마주하며 봐왔지만 사실 똑같이 따라 그린 그림이 아니라 한 공간에서 마음에 들어올 때까지 2-3일 동안 관찰한 뒤에 빈혈이 올 때처럼 핑 도는 순간, 갑자기 빛이 백색으로 바뀔 때 작업실로 와서 스케치 없이 바로 작업한 그림입니다. 총 8점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작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뜰 앞에 잣나무(A cypress tree in the front yard)’라는 작품입니다. 고요한 바다 위 나무, 돌, 갈매기 등 각자의 파동과 진동, 살아있는 생명력을 갖은 대상을 표현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쉼없이 흔들리지만 그 밑을 바치고 있는 나무기둥은 미동도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사실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물결의 파동으로 살아있음을 알려줍니다. 

‘10시(10P.M.)’는 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업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결혼하고 처음 제주에 왔을 때 삶이 너무 힘들어 가끔씩 밤바다에 갔다고 합니다. 칠흑 같은 검은색 물 위에 떠 있는 배들의 불빛이 마치 땅 위에 있는 가로등 같은 느낌을 들었고, ‘내가 저 물을 다 먹어서라도 저 불빛을 따라 집으로 걸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향을 그리워하셨습니다.

‘두 사람(Two people)’ 작품은 눈보라 치는 산길을 걷
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관람객들에게 물어보면 앞에 있는 사람이 남자고 뒤 따라가는 사람이 여자라고 말합니다. 사실적으로 성별을 구분하여 그리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누군가가 중요한 건 아니고 두 사람이 남자와 여자, 의지할 수 있는 서로의 관계를 갖고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습니다.


1.조기섭 작가.jpg

어떤 재료를 사용하셨나요.
전통 채색화 중에 분채, 석채, 공채 이렇게 나눠집니다. 제 작품은 분채라는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반짝거리는 은분을 바르고 사포질(샌딩작업)을 5-6번 반복하면 작업하는 방향에 따라 빛이 난반사가 일어납니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빛의 밝기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실제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빛이 눈부시게 비출 때가 있잖아요.

작품을 감상할 때 팁을 주신다면요.
각자의 느낌대로 바라봐 주면 됩니다. 본인의 삶을 투영해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이 맞는 것입니다. 작품을 이해하기보다는 궁금증을 갖고 나름의 해석을 해보세요.

다음 작업이 궁금합니다.
점점 그림을 빼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허전해 보인다가 아니라 여백의 느낌과 비어 있는데 마치 채워져 있는 느낌의 작업을 시도하고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기섭 작가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개인전 7회>
- 2017 Ping_갤러리 2, 서울
- 2016 정중동-From afar_꿈인제주 갤러리, 제주
- 2014 색과 바람의 시간_갤러리 이즈, 서울 / 더 스트롱홀드, 제주
- 2014 팩토리 소란 초대전 ‘정중동-고요속의 움직임’_팩토리 소란, 제주
- 2014 이랜드 공모 선정 ‘기억을 넘나드는 바람의 시간’_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 제주
- 2013 아트창고 초대전 ‘그 섬, 이 시간…’_곳간 : 쉼, 제주
- 2011 신진작가 선정 ‘황금이 되고 싶은 말’_연 갤러리, 제주 외 다수 개인전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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