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 사랑 사랑 그 누가 말했나 아아 향기로운 꽃보다 진하다고 오오 사랑 사랑 그 누가 말했나 아아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오오
가수 남궁옥분의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입니다. 오래된 노래임에도 가사만 들어도 그 멜로디가 떠오릅니다. 갑자기 이 노래가 불쑥 생각난 건 책 <사랑을 기억하다>를 읽고 나서입니다. 사랑, 참 어렵습니다. 사랑, 참 황홀합니다. 사랑, 참 아픕니다. 사랑, 참 행복합니다. 사랑…. 우리가 잘 아는 성경 구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데, 사랑은 도대체 뭘까요? 책 <사랑을 기억하다>의 저자 에세이스트 김혜숙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습니다. 떠난 뒤에 그 사랑의 크기를 알게 된 그녀는 후회와 아픔을 문장 하나 하나에 새겨, 그녀가 받았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꾹꾹 채워 한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책 소개만 보면, 책의 내용 곳곳이 우울하고 그립기만 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에 독자들은 크게 놀랍니다. 먼저, 그녀의 필력에 놀랍니다. 저자가 쓰는 단어들이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마치 울창한 숲속에서 오래도록 찾은 네잎클로버 같이 싱그럽고 고귀한 단어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그 주옥같은 문장은 독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큰 울림을 줍니다. 하나 더, 그녀의 추억 여행에 어느덧 동참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또 한 번 놀랍니다. 저자는 독자들을 산으로도 데려가고, 바다로도 데려갑니다. 꽃이 아름답게 핀 공원으로부터 아이들이 함박미소 짓는 어린이집에서 1분 1초가 급한 응급실로도 데리고 갑니다. 저자 기억 속의 음악과 영화를 함께 공유합니다. 저자와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여행이 끝날 때 즈음 정말 저자가 하고 싶은 그 ‘사랑’에 대한 진심을 깨닫게 됩니다. 저자가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보면서 독자들 또한 치유의 시간, 진심을 대하는 시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비극을 극복하는 아프지만 값진 시간을 갖게 됩니다. 나는 바람을 닮은 것 같다. 바람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갈 곳이 없어도 길을 떠난다. 그런 바람이 내 가슴에도 불어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얽매여 있는 모든 것을 떠나서 그저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었다. 고단한 낭만이 시작된 것이다. 목적지도 벗도 없이 바람과 친구 되어 길을 떠났다. 내가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34p 대체 사랑이 아니면 무엇으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아무리 깊은 상처도 사랑이라는 묘약이 스며들면 조금은 누그러진다. 그래서 사랑이 위대하고 힘이 있는 것 같다. -118p 당신 떠나고 많은 것이 변했어. 그냥 산다는 게 이런 걸까. TV는 24시간 혼자 떠들고, 신문은 눈처럼 쌓이고, 베란다의 화초는 잎이 바짝 말라 죽어가고 밥을 먹어도 뭘 먹었는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 누구와 얘기를 해도 기억이 안 나고 새벽에 혼자 깨어 몽유병 환자처럼 횡설수설해. 등 뒤에서 당신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자꾸 뒤돌아보고, 당신이 안방 문을 열고 나올 것만 같아. -128p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은 무엇일까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 ‘사랑’이 무엇이관대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하는 것일까요?우리가 죽는 날까지 그 ‘사랑’이 무엇인지 다 깨달을수나 있을까요? 당신,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책 <사랑을 기억하다>에서 그 위대하고도 힘 있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보는 거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