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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서리도 내릴 수 있다는 오뉴월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따스하기 이를 데 없는 계절입니다. 간혹 여름 더위를 걱정하게 될 만큼 화끈한 얼굴을 내밀기도 하지만 추운계절을 떠올려보면 감사한 온기로 가득한 시절이 분명합니다.
이런 계절에 참 어울리는 책을 이번 호에서 묵상하게 됩니다. 역대상입니다. 역대상은 역대하와 한 권의 책이기 때문에 함께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대기를 이 계절과 어울린다고 보는 이유는 뭘까요? 하나님 백성의 역사를 따뜻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기에서 다루는 역사는 사무엘하부터 열왕기하까지의 같은 기간에 대한 유다의 역사입니다. 사무엘과 열왕기가 유다의 정치적 역사를 다룬다면 역대기는 유다의 종교적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차이를 보입니다. 역대상에서는 주로 다윗 왕 시절의 역사가 다루어집니다.
열왕기서와 역대기는 자주 대조가 되는 책입니다. 사실 열왕기의 어조는 부정적입니다. 하나님 백성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장면, 같은 사람에 대한 평가가 역대기에서는 완연히 다릅니다. 비판적 시각보다는 긍정하고 격려하는 시각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역대기에서는 같은 시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의 범죄이야기, 압살롬의 반역이야기, 솔로몬 시대의 혼란이나 이방여인과의 결혼과 우상숭배 등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역대기의 관심과 열왕기의 관심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이 책들의 저작시기에서 알 수 있습니다. 열왕기서는 포로로 끌려가던 시기에 쓰여졌고 역대기는 포로귀환 이후에 쓰여 졌습니다. 이 차이는 당대 사람들의 질문의 차이를 만듭니다. 열왕기서 당시의 질문이 “우리가 왜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는가?” 였다면, 역대기 당시의 질문은 “우리의 뿌리는 무엇인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였습니다.
열왕기서가 비판적 어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당연히 그들의 타락과 불순종이었기 때문입니다. 회개와 반성의 맥락이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역대기가 긍정적 어조를 가지게 된 것은 포로귀환 이후 역사를 새롭게 정비하고 무너진 성전과 성벽을 다시 건축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겐 응원이 필요했고 희망이 필요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분명히해야 할 시기였던 것입니다.
역대상은 무려 아홉 장에 걸쳐 지루하리만큼 긴 족보로 시작합니다. 성경에서 족보가 등장할 때는 하나님의 언약을 생각해야 합니다. 언약을 성실히 지켜 가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족보를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기의 족보는 첫 사람 아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유다의 연결점을 역대기 저자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대기에는 솔로몬 성전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왜일까요? 역시 그들이 무너진 성전을 재건해야 하는 세대였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성전이라고 볼 수 있는 솔로몬 성전에 대한 역대기의 관심은 무너진 성전을 재건해야 하는 포로 귀환 세대의 시대적 사명을 고취하는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2017년이 시작되면서 가졌던 희망과 더불어 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한 우리들이지만 우리 삶을 돌아보면, 과거에 견고했으나 어느새 무너져 버린 여러 삶의 모습들이 있을 것입니다. 역대기를 읽으며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외치는 ‘역대급’ 응원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이길승 ([사] WAFL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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