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소망의 길에 서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크리스천들이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 천로역정이 뮤지컬로 재탄생했습니다. 신앙인의 삶의 여정을 담은 이 작품은 과연 어떤 모습의 뮤지컬로 찾아올까요.
이 작품은 ‘필그림(순례자)’이 그 주인공입니다. 멸망의 도시에 살고 있던 ‘필그림’은 어느날, 신에게 그가 살고있던 도시가 멸망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습니다. 그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그 멸망의 경고문을 전달하지만, 모두 그의 말에 미쳤다고 무시하며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에 절망한 필그림은 멸망의 도시를 떠나 생명이 있는 ‘하늘성’을 향해 홀로 먼 여행길에 오릅니다. 계속된 여행 가운데 필그림은 ‘낙담의 수렁’과 ‘주눅과 절망거인’의 성에 갇히면서 절망합니다. 이어지는 ‘허영의 시장’에서는 탐욕과 명예, 온갖 세상의 유혹을 받아 타락의 길로 실족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믿음과 소망이라는 동료들을 만나서 힘들고 어려운 길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혼란스러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와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작품은 절대자인 하나님께 그 가치를 둡니다. 그 안에서 하나님은 단지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품는 따뜻한 모습 뿐만 아니라, 고난속에서도 함께하시며, 때로는 훈계하시며 심판하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누구나 꼭 들어야하는 훈계의 쓴소리보단 듣고 싶은 말, 달콤한 말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자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모님이 자녀를 위한 진심 어린 훈계와 꾸짖음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이 작품에선 진정한 가치를 알기 원하는 하나님의 부모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천국보단 그 전에 있을 심판을, 무조건적인 사랑보단 공의를 강조하며, 당장 편안하고 듣기 좋은 말보다는 진정 들어야하고, 필요한 말을 선포한다는데서 이 작품에 의의가 더욱 돋보이는듯 합니다.
뮤지컬 <천로역정>은 소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배우들이 직접 관객들의 눈을 맞추며 노래부르기에 마치 배우가 나에게 직접 노래 불러주는 듯한 기분 좋은 설레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연 시작 전엔 뮤지컬과 관련된 퀴즈로 선물도 받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공연 중간 인터벌 타임엔 유쾌한 진행으로 알차게 구성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것입니다.
이 작품의 특별한점은 종교적 색채와 삶의 방향성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음에도 비신앙인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볼 법한 주제, “인간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는 매우 중요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간결한 문체를 사용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쉽게 알 수 있으며 선과 악, 절망과 소망 등 명확히 대비되는 개념을 통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쉽게 와닿습니다. 또한, 넘버의 대부분이 성경말씀 구절을 그대로 인용한 점 또한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천로역정”이란 작품이 몇 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나 새로운 교훈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앙이 종교의식으로 치부되고, 개개인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사랑, 진리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한해를 맞이해, 우리가 앞으로 진정으로 추구하며 나아가야할 가치를 다시 새롭게 하고 싶은 분들께, 복음이라는 좋은 소식을 담은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내가 가야 할 그 길 당신이 먼저 걸어가네
형제여 내가 밟아야 할 땅 당신이 먼저 가고있네
가시밭길 험한길 함께했지만
천국문 좁은문 당신이 먼저가네
죽어도 죽음이 아니라오 살아도 산것아니오
오랜시간 지나도 오랜세월 흘러도
당신이 걸어온 그 길 영원히 기억하리
- 천로역정 넘버 “형제여” -
INFO
일시 : 2016.9.13.~2017.1.31
공연시간: 화목금 오후 8시, 토 오후 3시, 6시
장소 : 북촌아트홀
티켓 : 35,000원(북촌회원가 25,000원)
관람연령 : 10세이상
연출 : 서은영
출연 : 최현덕 박경훈 이시안 황모아 강호성 오승헌 배혜진 정소리
작 : 존 번연 (John bunyan)
문의 : 02. 988. 2258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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