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발레를 하는 것처럼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자. 이상한 점이 있다면 다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남자는 어릴 때 희귀병으로 다리를 잃은 댄서 데이비드 툴(David Toole)입니다. 그 옆에 다리를 잃은 육상선수, 한쪽 팔을 잃은 아티스트도 보입니다. 1998년 패션 에이블이라는 이름으로 패션계에서 기피하는 장애를 가진 모델을 세우는 파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이 제작한 특별한 의상을 입은 이들은 자신의 장애를 감추지 않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를 보여주며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닉 나이트의 ‘Rose'는 가까이 보지 않으면 마치 회화 작품 같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닉 나이트의 실수로 탄생한 사진 작품인데요. 꽃을 좋아하는 그는 어느 날 장미를 촬영하고 실수로 인쇄용지 반대편에 프린트를 했다고 합니다. 용지에 스며들지 못한 잉크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낀 닉 나이트는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간단해보이지만 현재의 작품처럼 장미의 형태는 뭉개지지 않고 잉크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만드는데 무려 8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전시는 여섯 개의 섹션으로 ‘스킨헤드(SKINHEADS)’ 시리즈와 예술계 인사들을 촬영한 ‘초상사진(PORTRAITS)’,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만들어낸 ‘디자이너 모노그래프(DESIGNER MONOGRAPHS)’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금기시되거나 소외되곤 했던 사회 이슈에 대한 메시지를 패션과 결합한 캠페인 ‘페인팅 & 폴리틱스(PAINTING & POLITICS)’,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 작품과 3D를 이용한 실험적 조각으로 구성된 ‘정물화 & 케이드(STILL LIFE & KATE)’를 볼 수 있습니다.
INFO
일시 : 2016년 10월 6일(목) ~ 2017년 3월 26일(토)
장소 : 대림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21)
관람료 :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
문의 : 02-720-0667
[사진제공 : 대림미술관, NK Image, All images courtesy of Nick Knight / 1. 포스터, 2. Red Bustle, Yohji Yamamoto, 1986, 3. Rose I, 2012]
김남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