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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신학을 하는가? 열다섯 살 소년이 주일에 교회로 가던 길에 논둑에 엎드려 한없이 울고 말았습니다. 추운 들녘에서 그를 목 놓아 울게 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계는 나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가?”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 한참을 울고 난 뒤, 소년은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결심했습니다. 죽는 날까지 철저한 무신론자로 살기로 말입니다.
그 소년이 성장하여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 질문들의 답을 문학과 사상과 철학에서 얻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허무주의, 회의주의, 그리고 염세주의에 빠져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그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그는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책<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의 저자 김남준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김남준 목사는 현 안양대학교의 전신인 대한신학교 신학과를 야학으로 마치고, 총신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와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신학 박사 과정에서 공부했습니다. 1993년 열린교회(www.yullin.org)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1997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와 2003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거룩한 삶의 실천을 위한 마음지킴>, 2005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죄와 은혜의 지배>, 2015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가족>을 비롯하여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 <깊이 읽는 주기도문>, <인간과 잘 사는 것>, <서른통>, <교회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등 다수가 있습니다. 필자도 신학교를 다닐 때 읽었던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와 연애와 결혼을 앞두고 읽었던 <서른통>의 주옥같은 조언들이 아직도 가슴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렇듯 저자 김남준 목사는 그가 말하고 싶은 신학과 신앙을 넘나들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다시 책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책은 목회의 길을 가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김남준 목사의 4년간의 노고의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직 목회자이자 현직 신학교 교수의 현장성 있는 신학 총론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누가 신학을 하는가’, ‘어떻게 신학을 하는가’, ‘왜 신학공부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체험적 통찰과 방대한 학문적 자료를 통해 답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김남준 목사 자신의 소명과 학문적 탐구의 여정을 반추한 신학적 자서전이면서도 성경적 목회자가 되기 위해 걸어온 헌신의 길을 보여주는 사역 고백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질문은 ‘누가 신학을 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책에서 발췌해 보았습니다. 신학을 하는 동기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한 하나님 사랑의 체험이며, 그 목적 또한 자신이 참 인간으로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 앞에서 살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신학을 하는 동기가 하나님에 관한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그분을 경배하기 위한 것임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신학자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배하는 자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학을 탐구하는 모든 과정이 경배자로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신학은 경건한 신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믿음과 사랑이 없는 신학 활동은 단지 인간의 자기만족과 자랑을 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학을 하는 모든 신학인들이 이러한 사랑과 믿음이 바탕 되었는지, 특별히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는지, 많이 생각하게 하는 구절입니다. 책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는 단순한 신학공부 길라잡이의 역할을 넘어서서, 신학공부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 추구점과 방향성까지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신학공부나 성공적인 목회의 길을 제시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아니라, 참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체로 살고 싶은 한 인간으로서의 목회자의 구도의 사명을 분명하게 조명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따로 정해져 있을까요? 그렇다면 꼭 신학생들이나 목회자들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에서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하고 구도의 마음으로 신학을 탐구해 온 한 그리스도인의 신앙적이고 지적인 여정의 산물일 뿐입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행복에 이르는 길을 누리고자 하는 모든 이가 이 책의 대상 독자층입니다. 혹시 모르지요. 이 책을 통해서 사명 가운데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더욱 분명하게 들을 수 있을지도!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 김남준, 생명의말씀사]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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