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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6-04-21 (목) 10:02 조회 : 883
내일 공연은 오늘과 다르다고 전해라

어두운 공연장. 두 남자의 수상하지만 어설픈 대화가 시작됩니다. “쉿.” “쉿.”을 연발 하더니 무섭다고 조용히 좀 하랍니다. 도둑들이 이렇게 어설퍼서 뭘 훔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어찌됐든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 늘근 도둑’과 ‘덜 늘근 도둑’은 높으신 ‘그 분’의 미술관에 잠입하는 데 성공합니다.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 분’의 미술관에는 세계적인 미술작품이 있지만, 그 가치를 모르는 두 도둑은 오로지 금고만 찾고 있습니다.


관객석을 바라보며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들(?)을 감상중인 ‘덜 늘근 도둑’이 한마디 합니다. “대부분 작품이 인물화네. 그런데 못생겼네. 이상하게 생겼어. 이 작품은 도무지 작가의 의도를 알 수가 없네.” 객석을 가득 채운 미술작품 속에서 드디어 찾게 된 36, 36, 36사이즈를 자랑하는 직사각형의 금고까지. 이렇게 시작된 두 배우의 애드리브는공연이 끝나는 시간까지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됩니다.

그들은 그렇게 찾던 금고를 앞에 두고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옥신각신 끊임없이 다투며 현시대를 유쾌하게 풍자합니다. 자신들의 본업은 뒤로 한 채, 수다에 빠져있던 그들은 결국 경비견에게 붙잡혀 조사실로 끌려가게 됩니다. 수사관은 이들의 범행 배후를 밝히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도 잠시, 뭔가 어설픈 이들의 페이스에 말려든 수사관도 자신의 본업은 뒤로 한 채, 늘근 도둑 둘과 함께 속 시원한 풍자와 애드리브만 늘어 놓습니다.

공연장에는 특별한 무대장치도, 보기 좋은 소품도, 음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 명의 배우의 사이다 같이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풍자와 애드리브, 관객과의 소통이 있습니다.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의 이 세 가지 장점은 1시간30분간의 공연을 이끌어 가기에 충분했습니다. 가득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공연 시작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관객들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숨을 쉬다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가 틈이 나면 숨을 쉰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1989년 동숭연극제로 처음 시작한 이 작품은 장장 27년이라는 시간 동안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풍자의 새 옷을 입고, 시대에 맞는 애드리브를 연구한 이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의 대표 도둑. 배우 ‘박철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자신의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로 탄생한 장면이 극의 50%를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공연은 현장에 맞게 만들어져 가고 있고, 계속해서 아니 당장 내일 공연도 다른 이야기의 공연이 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제가 관람한 그 날 공연에서 객석에서 전화 벨소리가 울렸는데, 이마저도 애드리브로 승화시켜 공연으로 흡수해 버리는 배우들의 센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연을 이끌어 가는 것은 배우들의 입담과 애드리브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영향력이 곧 공연의 전부입니다. 그만큼 내공 있는 배우들이 아니고서는 이 공연을 이끌어 가기 어려울 듯합니다. 1년여 만에 다시 돌아온 이번 공연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까지 종횡무진 중인 배우들이 총 출동합니다.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의 대명사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준 배우 ‘박철민’을 필두로 드라마 ‘육룡의 나르샤’ 등으로 활약 중인 ‘우상욱’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정경호’와 ‘안세호’ 등 탄탄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무대 위에 배우들은 속 시원한 풍자로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줍니다. 또, 웃을 일이 줄고 있는 이 때, 관객과 하나 되어 끊임없는 웃음을 덤으로 안겨줍니다. 소극장무대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관객과 호흡하며 웃고 떠들며 시대에 맞는 새로운 풍자와 웃음코드의 옷을 입어가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내일은 어떤 옷을 입고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INFO
 
일 시 : OPENRUN
           코엑스-화,목,금 8시 / 수 5시, 8시 / 주말,공휴일 3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대학로-화,수,금 8시 / 목 5시 8시 / 주말,공휴일 3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장 소 : 코엑스아트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작 가 : 이상우
연 출 : 박정규
출 연 : 박철민, 노진원, 정경호, 오민석, 서동갑, 우상욱, 성열석, 맹상열,
민성욱. 안세호, 이호연, 유일한, 전재형, 태항호, 이형구
문 의 : (주)나인스토리 02)3692-0900
 
 
한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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