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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말할까
하나님은 무엇으로 천지를 창조했습니까? 말씀 즉 말이 아닙니까?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말씀으로 하늘과 땅을 지었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으로 구원의 길을 가르쳐주었습니까? 말씀 즉 말이 아닙니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그분은 말씀으로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무엇으로 능력을 행했습니까? 말씀, 즉 말이 아닙니까?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걸어라” 베드로가 그렇게 말할 때 날 때부터 앉은뱅이 병자가 걸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기도를 합니까?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닙니까? 우리는 무엇으로 찬송을 합니까?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말씀, 즉 말은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말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어떤 심리학자의 통계에 의하면 90% 이상이 말에서부터 다툼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누구와의 만남 속에 기분이 좋다거나, 불쾌감을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대부분 서로간의 대화에서 발생한 결과일 것입니다. 말 한마디에 상대방이 예뻐 보이고, 말 한마디에 상대방이 밉게 보이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의 영물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잘못한 말 한마디 때문에 큰 고초를 당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한번 쏟아진 물은 담을 수 있어도 한번 잘못한 말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한국의 속담이 있습니다. 새장 밖으로 달아난 새는 다시 잡을 수 있어도 입 밖으로 나간 말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중국 속담도 있습니다.
유대인의 교육지침서인 탈무드에 보면 사람이 말을 하려면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째 진실의 문입니다. 사실이 아닌 말은 아예 입 밖에도 내지 말라는 것입니다.그런데 사실이라고 다 말을 해야 할까요? 이웃집 아이가 눈이 이상하고 크다고, 아주머니 댁의 아이가 외계인처럼 생겼다고 말을 해야 할까요? 이웃집 아저씨가 교도소에 갔다 왔다고 동네방네 다니며 그 아저씨 전과자라는 소문을 내야 할까요? 그것이 설령 사실이라 할지라도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문은 필요의 문입니다. 탈무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실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말을 할 때에는 두 번째 문을 통과해야 한다.” 곧 필요한 사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실이라 해도 필요 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이혼을 했다고 합시다. 그 사실을 이곳저곳에 악의적으로 선전하며 다녀야 할까요? 조용히 그 사람의 아픔을 위해서 기도하면 안 되는 것입니까? 필요 없는 사실의 말은 그 결론이 좋지가 않습니다.
탈무드가 말하는 사람이 말 할 때 통과해야 할 세 번째 문은 사랑의 문입니다. 그 말이 사실이고 꼭 필요한 말이라 할지라도 사랑의 마음을 갖고 사랑스러운 말로 표현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서 보면 도둑놈을 양상군자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즉 지붕 위의 군자라는 뜻입니다. 지붕 위에 숨어있는 도둑놈의 모습을 군자라고 표현한 것이지요. 도둑놈까지도 표현할 때 예의를 갖추었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천부인격을 가진 고귀한 존재입니다. 그가 누구라 할지라도 대화할 때는 사랑스러운 말로 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까지도 천국의 주인이라고 말하며 귀히 대접했습니다. 우리는 나보다 약한 자, 가난한 자, 볼품없는 자라고 생각하면 함부로 말하는 못된 습성이 있습니다. 그 어떤 말을 할지라도 사랑의 말이 아니면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개구리를 훈련시켜 경기하는 것을 보았고 딱정벌레를 훈련시켜 경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며 벌레와 해물까지도 길들이는데 사람은 자기의 혀를 길들이지 못한다고 야고보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준 최고의 선물은 입술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그 입술은 립스틱을 칠해서 예뻐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말과 은혜로운 말을 할 때 예쁘게 보이는 것입니다. 말은 잘 사용하면 최고의 악기요, 잘못 사용하면 최고의 흉기가 됩니다.
이창훈 목사(목양침례교회 목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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