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사는 세상 2013년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굿 닥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배우 ‘주원’신드롬을 일으킨 이 작품은 자폐아이지만 천재적인 암기력과 공간지각능력, 또 그림실력을 발휘하는 주인공이 소아외과에서 그 천재성을 나타내는 작품입니다. 드라마에서도 그랬듯이 자폐아들은 보통 언어발달과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습니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주인공인 열다섯 살의 소년‘크리스토퍼’도 이런 자폐증을 앓고 있습니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자폐아 ‘크리스토퍼’가 자신의 친구였던 이웃집 개가 정원용 삼지창에 찔려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난 크리스토퍼에요. 태어난 지 15년 3개월 2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주인공은 세상 모든 풍경을 숫자와 물리, 우주적 개념과 연결시켜 이해합니다. 또 모든 언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기 때문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같은 은유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받아드려 이해하지 못합니다. “비스킷을 줄 테니 잠깐만 가만히 있어봐.”라는 말에 6분이란 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는 ‘크리스토퍼’입니다. 사람들의 많은 표정들이 나타내는 감정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기억력이 뛰어난 수학천재이기도 합니다.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친구인 개 ‘웰링턴’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아버지 ‘에드’의 반대에 부딪치지만 용기 내어 홀로서기에 도전합니다. 덕분에 이웃집 할머니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고, 자신만의 세상이 아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사를 하던 중 ‘크리스토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어머니 ‘주디’가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하실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편지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가 바람이 나 이혼한 뒤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아버지가 숨기고 거짓말 했다는 사실을… ‘크리스토퍼’는 모든 비밀을 알게 되고 어머니를 찾아 또 한 번의 도전을 하게 됩니다. 혼자 기차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길을 물어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곳까지 자신의 힘으로 힘겹게 찾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수학천재 ‘크리스토퍼’는 A레벨 수학시험에서도 최고 점수인 A스타 등급을 받으며 자신의 세상을 펼쳐갑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책에 기록합니다. 이 작품은 2003년 발표된 마크 헤던 Mark Haddon의 동명 소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각색된 연극은 2013년 영국 초연 당시 영국의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최고 신작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하여 최다 노미네이트 및 수상기록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미국 브로드웨이 ‘토니 어워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조명상’, ‘연출상’ 5개 부문에 상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의 영예에 오른 그야말로 요즘 가장 핫한 작품입니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브로드웨이 원작이 수상한 상의 내용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화려한 조명과 무대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초연무대의 제작을 맡은 ‘김수로PD’는 계약을 위해 영국과 미국을 수차례 다녀왔을 정도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습니다. 그는 “원래 무대장치까지 가져오고 싶어서 협상했지만, 금액 차가 커서 한국 관객에게 못 보여드릴까 안타까워 대본으로 선회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무대 또한 화려한 무대장치와 조명을 선보였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 화려한 조명과 섬세한 무대장치는 보기 힘들 것입니다.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해 낸듯한 여러 조명들과 배우들이 몸으로 직접 표현해 내는 ATM기와 옷걸이, 침대 등은 이 공연의 별미입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무대에 걸 맞는 캐스팅 또한 많은 이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크리스토퍼’역에는 슈퍼주니어의 ‘려욱’과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우 ‘윤나무’와 ‘전성우’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에드’역에는 영화배우 ‘김영호’와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을 받고 있는 ‘심형탁’이 캐스팅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배해선’과 ‘김지현’, ‘김로사’와 ‘양소민’이 캐스팅되어 화려한 라인업을 장식했습니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자폐아인 ‘크리스토퍼’의 심리와 시각으로 작품을 표현했기에 그가 사는 세상을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공연은 ‘크리스토퍼’가 자신이 기록한 책을 무대 위에 내려놓고 이런 대사를 하며 마무리 됩니다. “그건 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과연 우리는 ‘자폐아인 그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합니다. INFO 일 시 : 2015년 11월 27일(금) ~ 2016년 01월 31일(주일) 평일 8시 / 토요일, 주일 3시, 6시 30분 (월요일 공연 없음) 장 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프로듀서 : 김수로, 최진 연 출 : 김태형 출 연 : 윤나무, 려욱, 전성우, 김영호, 심형탁, 배해선, 김지현, 김로사, 양소민, 김동현, 황성현, 한세라, 김종철, 강정임, 조한나, 신창주, 김바다, 김선영, 손은지, 조창희 문 의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02)548-0597,8 한창훈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