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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카브리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5-11-12 (수) 14:46 조회 : 295
문학은 시대를 바꿀 수 있는가



1825년 12월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청년 장교들의 반란, 즉 데카브리스트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데카브리스트’는 러시아어로 12월을 뜻하는 데카브리(Декабрь)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식인과 청년 장교들이 유럽 자

유주의의 영향을 받아 농노제에 반발하고 공화정을 꿈꾸며 일어난 무장봉기였습니다. 그러나 반란은 하루 만에 진압되었고, 이후 니콜라이 1세는 전제정치와 검열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검열과 탄압의 시대가 시작되고, 이 역사적 사건은 이후 러시아 지식인들에게 오랫동안 깊은 상처이자 질문을 남겼습니다. 과연 문학과 사상이 시대를 바꿀 수 있는가? 뮤지컬 <데카브리>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 작품은 데카브리스트의 난 10년 후, 황제 직할 비밀경찰국 수사관 미하일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한때 문학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이상주의자였지만, 지금은 체제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미하일은 우연히 과거 자신이 쓴 책 『말뚝』을 발견하며 혼란에 빠집니다. 이 책이 농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는 아카키의 말은 그를 더 깊은 갈등으로 몰아넣고, 결국 책의 유통을 금지시키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죽은 농노의 외투 속에서 다시 발견된 책은 미하일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신념의 갈림길로 이끕니다. 작품은 세 인물 - 냉철한 검열관 ‘미하일’, 책을 통해 희망을 전하려는 ‘아카키’ 그리고 체제와 우정을 동시에 붙드는 ‘알렉세이’의 갈등과 성장으로 긴장감을 이어갑니다.



<데카브리>는 러시아 국민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 『외투』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롭게 탄생한 한국 창작 뮤지컬입니다. 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에서 정규원 작가와 김도형 작곡가가 처음 선보인 뒤 약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공연제작사 쇼노트의 프로듀싱으로 정식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김민정 연출, 채한울 음악감독, 남경식 무대디자이너, 정구홍 조명디자이너 등 실력파 창작진이 참여해 치밀한 서사와 서정적인 음악 그리고 차갑고도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완성합니다.



캐스팅 또한 눈길을 끕니다. 냉정한 수사관 미하일 역에는 손유동, 정욱진, 정휘 배우가 출연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캐릭터를 풀어냅니다. 책 『말뚝』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아카키 역은 신주협, 김찬종, 홍성원 배우가 맡아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미하일의 동료 알렉세이 역에는 변희상, 유태율, 이동수 배우가 함께하며, 각자의 개성으로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합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들어낼 치밀한 앙상블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검열과 탄압이 일상이던 시대, 누군가는 신념을버렸고 누군가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선택의 무게는 결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뮤지컬 <데카브리>는 세 인물의 갈등을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라, 시대가 억누르려 했던 목소리와 문학이 가질 수 있는 힘을 다시 묻는 질문입니다. 19세기 러시아의 질문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낯설지 않습니다.



무엇을 기록하고, 어떤 신념을 지킬 것인가. 이것은 관객이 극장을 나서는 길에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 질문이 될 것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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