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멈추게 하실 때
서점에 눈길이 계속 가는 책 제목이 있습니다. <놀고 있는 목사의 하루 묵상> ‘목사인데 놀고 있다니, 사역지가 없는 것일까?’ ‘왜 놀고 있다는 표현을 제목으로 썼을까? 정말 재미있네.’ 사실은 다른 책을 보러 갔는데 눈길이 계속 가는 이 책을 거부할 수 없어 집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 목사)의 추천 글도 참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부담 없이 읽히는 책이라 부담이 없네요. 책의 저자 안광선 목사님의 캐릭터의 반영일 듯합니다.그냥 놀면서 읽어도 되는 책입니다.”
놀면서 읽어도 되는 책, 『놀고 있는 목사의 하루 묵상』 소개를 시작합니다. 사실 이 책은 목회를 준비하면서 놀고 있는 목사가 묵상 글을 쓰고, 그림책 작가를 준비하는 예비 작가가 그림을 그려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놀고 있음’을 하나님이 멈추게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앞만보고 달려가고자 했던 저자를 하나님이 멈추게 하시고 지금의 자리에 서게 하셨답니다.
가만히 멈추어 있으면, 불안할 것만 같은 이 시대. 그런데 막상 멈춰보니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들,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던 생각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이런 하루 묵상 글이 예비 작가 그린이에게 전해져 더 깊고 더 풍성한 그림 묵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저자 안광선 목사는 목사가 되기 위해 스무 살에 신학대학교에 들어갔고 이후 신학대학원, 6년간의 미국 유학(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Boston University)을 거치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목사가 되고 싶지 않아 마흔 살 정도에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정확히 마흔 살에 목사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된 이후에는 교회 안에서 한 사람(“One of them”)으로 그리고 누군가의 좋은 길동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지금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리며 놀고 있는 목사로서 놀고 있는 집사와 함께 묵상 글을 쓰고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고단함이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것에 대한 경고 나부랭이가 아닌 우리가 지금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 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이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께 이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도움을 달라고 기도하는 삶으로 살아가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고단한 삶에 하나님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거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거면 되는 겁니다. 아니 충분한 겁니다. p.153
저자는 우리는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 중에 있으며 그 여정의 속도는 빠르거나 느리거나 때로는 멈춰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 자리나 달려가는 속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책임져 주실 것이니 현재 어떤 모습과 상황이더라도 괜찮다는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있는 것이죠.
제목이 독특해서 눈에 들어왔던 책인데, 그 책을 집어 들었음을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내용이 깊고 재미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도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묵상입니다. 이런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묵상이라면 우리도 오늘부터 노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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