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상징과도 같은 코끼리 집단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60대 정도의 암컷 리더를 ‘가모장(Matriarch)’이라고 합니다.
코끼리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이동하다가 사자의 소리를 들으면 멈추고 방어 행동에 들어갑니다. 이때 어린 코끼리들을 가운데 두고 어른 코끼리들이 사방으로 둘러싸는 밀집대형을 형성하며, 일부 코끼리들은 가모장의 명령에 따라 무리를 형성해 사자 무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어 행동은 그냥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가모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자의 소리를 감지하고 그 소리를 통해 위협의 정도와 사자의 수를 예측합니다. 이때 가모장의 나이가 많을수록 공격자의 소리를 정확하게 구별해 방어 행동을 취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정확한 판단력은 나이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코끼리 사회에서 나이는 곧 경험을 의미하며, 나이가 많은 가모장은 그만큼 정확한 판단력을 내릴 수 있는데 이는 곧 무리의 생존과 연관이 됩니다. 개인의 이익과 생존이 아닌 집단을 위한 암컷의 객관적 판단력은 개인과 공동체를 보호합니다.
우리는 어른으로서 문제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나와 내 자녀 중심으로의 판단이 아닌 자녀가 속한 공동체를 위한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야합니다. 내 아이만을 감싸는 것이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모장과 같은 어른들이 되어야 합니다.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부모가 아닌 공격과 제언을 명확하게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와 우리 가족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행동과 판단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집단 내 부모가 보이는 행동은 우리 아이에게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당연한 태도와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를 향해 그분의 아들을 희생하신 주님의 마음을 기억하며, 조금은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는 현명한 어른이 되길 기도합니다.
주님의 결정은 우리를 구원해주셨습니다. 우리의 결정 또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를 원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를 축복해주셨습니다. 우리의 말 또한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분을 닮은 어른 되길 소망하며….
오선미 소장 (한 예술치료교육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