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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멀리건
새해 첫 티샷 앞에 선 우리
2026년 1월, 우리는 또 한 번 새로운 해를 맞이했습니다. 달력은 깔끔하게 넘겨졌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지난해의 실수와 아쉬움이 남아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때 그 선택을 다르게 했더라면…”,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믿음으로 한 발 더 내디뎠더라면…”새해는 분명 새로운 시작인데, 우리는 종종 지난 샷에 묶여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이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골프에서 실수한 샷을 다시 치게 할 때 사용하는 말 바로 “멀리건(Mulligan)”입니다.
골프에서 시작된 '한 번 더'의 문화
멀리건은 정식 룰에는 없는 규정이지만, 샷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동반자가 벌타 없이 다시 샷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방금 샷은 멀리건이에요. 한 번 더 치세요.” 이 한마디로 굳어 있던 어깨가 풀리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보다 다시 스윙해 볼 용기가 생깁니다. 멀리건은 기술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다는 여유와 관계의 따뜻함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어쩌면 골프를 더 인간적인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멀리건이라는 작은 관습일지 모릅니다.
인생이기에 더더욱 필요한 멀리건
우리는 인생을 종종 실수하면 안 되는 경기처럼 여깁니다. 한 번의 실패, 한 번의 말실수, 한 번의 관계의 깨짐, 한 번의 신앙적 넘어짐으로 “난 역시 안 되는 사람이야.”, “이제 끝이야. 회복은 어려워”라고 스스로를 단정지어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넘어집니다. 알면서도 실수하고, 결심했으면서도 지키지 못하고, 말씀을 알고 있으면서도 감정에 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인생에는 “한 번 더, 다시 해도 괜찮다”라고 말해 줄 인생의 멀리건이 꼭 필요합니다. 이것은 실패를 가볍게 보는 태도가 아니라 실패의 자리에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은혜의 발판입니다.
신앙 안에서 경험하는 영적 멀리건
신앙생활을 돌아보면 우리는 영적으로도 자주 넘어집니다. 기도 생활을 새해마다 다짐하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흐트러질 때, 말씀을 가까이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현실의 바쁨에 계속 미루어질 때,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내 감정에 휘둘릴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믿음이 약한 사람이다.”, “하나님도 이제 실망하셨을 거야.” 하지만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은 넘어진 사람을 향해 게임 오버를 선언하시는 분이 아니라 넘어진 베드로를 다시 부르시고, 집 나간 탕자를 달려가 안으시며, 깊이 상한 자를 위로하시고 다시 세우시는 분입니다. 신앙에서의 멀리건은 내가 억지로 만들어 내는 재도전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자. 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있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초대입니다. 회개는 나를 끝없이 비난하는 자책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멀리건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다시 걸음을 내딛는 출발선입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멀리건
새해를 여는 2026년 1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완벽한 결심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멀리건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은혜는 우리 관계 안에서도 흘러가야 합니다. “네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우리 관계가 소중해서” 허락되는 기회입니다.
우리의 하나님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인생 스코어만 바라보시는 분이 아니라 실수투성이인 우리와 계속 동행하시며 다시 휘둘러 보라고, 다시 걸어 보라고 초대하시는 분입니다. 2025년의 실패와 아쉬움이 아직 마음에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2026년 1월, 하나님은 우리 각자의 인생 앞에서 조용히 이렇게 말씀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괜찮다. 다시 해보자. 너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랑하는___________야, 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있다.”
지난해의 샷만 바라보며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와 연약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한 번 더 은혜의 멀리건으로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선미 소장 (한 예술치료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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