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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매드해터: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1-02 (금) 14:13 조회 : 330
당신이 쓰고 싶은 모자는 무엇입니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 장수를 기억하시나요? 토끼, 들쥐와 함께 끝나지 않은 티파티를 벌이던 독특한 캐릭터이지요. 작가 루이스 캐럴은 이 캐릭터에 원문에서 ‘mad as a hatter(모자 장수처럼 미친)’이라는 당시 영국의 관용구를 사용했고, 후대에 ‘Mad Hatter’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19세기 모자 제조 과정은 펠트 가공에 수은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모자 장인들이 수은 중독으로 떨림, 성격 변화, 환각을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현상을 당시 영국에서는 ‘hatter’s shakes(모자 장수의 떨림)’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이 캐릭터 역시 당시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탄생한 것이지요



익숙한 캐릭터를 새로운 상상력으로 확장한 창작 뮤지컬 〈매드해터: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의 막이 올랐습니다. 원작에서 단편적으로 등장하던 ‘미친 모자장수’의 기원을 촘촘한 서사로 풀어내며,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두 소년의 여정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1851년 만국박람회를 앞둔 런던. 생계를 위해 헥터 모자 공장에서 일하게 된 소년 노아는 ‘정해진 모자’를 만드는 노동 속에서, 공장의 규율과 아버지의 기대에 눌려 있으면서도 상상의 모자를 몰래 그리는 헥터의 아들 조슬린을 만나게 됩니다. 조슬린이 “네가 쓰고 싶은 모자는 뭐야?”라고 묻는 순간 노아의 세계는 바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질서와 생존이 전부였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모자’를 꿈꾸며, 노아는 조슬린과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두 소년은 점점 이상해지는 공장 노동자들의 상태가 ‘수은 증기’ 때문임을 밝혀내며 연대하게 되고, 공장의 부조리를 외면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맞습니다. 결국 거리로 내몰린 노아는 조슬린 그리고 일할 곳을 찾던 노숙자들과 함께 작은 모자가게를 열어 사람들의 추억과 욕망을 담은 모자를 만들어 팔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작은 시도는 도시 전체에 퍼지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소년들은 마침내 자신이 쓰고 싶은 모자를 쓰고 박람회로 향하는 행진을 감행합니다. ‘정해진 모자’의 세계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소년들의 용기는 관객에게 ‘선택하는 삶’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듭니다



〈매드해터〉는 동화적 상상력과 사회적 메시지가 조화를 이루며, 현실과 환상이 맞닿는 지점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합니다. 특히 작품의 중요한 오브제인 ‘모자’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억눌린 자아를 해방하는 핵심 장치로 〈킹키부츠〉, 〈지킬 앤 하이드〉, 〈라흐 헤스트〉 등 많은 작품에서 의상을 만들어 온 조문수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극 초반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하는 다양한 모자들은 인물의 감정선과 그 변화를 담아내며 〈매드해터〉만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완성합니다.



강남 작가는 ‘쓰고 싶은 모자’라는 상징을 통해 정체성과 자유의 의미를 날카롭고 따뜻하게 담아냈으며, 리카C 작곡가는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음악으로 작품의 색채를 다채롭게 확장했습니다. 오루피나 연출은 이 작품을 “더 나은 미래를 기다리는 상상과 용기의 이야기”로 표현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전합니다.



노아 역의 이한솔, 이봉준, 홍기범 배우는 생존의 현실과 자유에 대한 꿈 사이에서 흔들리는 소년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담아내고, 조슬린 역의 박영수, 조성윤, 송유택 배우는 여러 인물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로 작품의 상상력을 한층 넓힙니다. 다양한 창작극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온 제작사 ㈜홍컴퍼니의 신작 〈매드해터: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는 올겨울 관객들에게 따뜻한 상상과 깊은 여운을 전할 작품으로 기대됩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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