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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도 안식하셨는데 내가 워커홀릭이라니
얼마 전 해외에 나갈 일이 있어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분명 시간 넉넉하게 공항에 도착한 것 같았는데 얼마나 여유를 부렸는지 탑승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잘못했다가는 비행기를 놓칠 것 같아 출국 심사를 마치고 탑승동까지 가족 모두 전력 질주를 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그것도 제일 끝에 있는 탑승구라니… “너무하다 너무해”를 반복하며 뛰었지요.
무사히 비행기에 올랐지만 어찌나 숨이 차던지, 작정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이렇게 ‘숨 고르기’를 한 적 있죠. ‘숨 고르기’의 사전적 정의는 ‘바쁜 일에서 잠시 여유를 얻어 일의 진행을 순조롭게 다듬는 것’입니다.
책 『숨 고르기』에서 저자는 약속 시간에 늦어 바쁘게 뛰고 난 후나, 정거장으로 들어오는 전동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달려 마침내 열차에 올라타고 난 후에는 반드시 숨 고르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건 작정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숨 고르기’는 우리 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인 숨 고르기도 필요한데, 마음이 분주하여 안정되지 않을 때 잠시 ‘숨 고르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책 『숨 고르기』는 산정현교회 창립 120주년을 맞아 31년간 한 교회를 섬긴 저자 김관선 목사가 은퇴를 앞두고 성도들에게 건네는 고백의 기록입니다. 은퇴를 기념하기보다 오랜 시간 동행해 준 성도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며, 쉼의 자리에서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누구를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말을 걸고 있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 놓쳐온 것들, 열심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쳐 온 마음들 그리고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늘 곁에 있었던 하나님의 은혜를 담담히 되짚습니다. 저자는 아주 담담하고 차분한데, 독자는 왜 이렇게 마음이 쿡쿡 찔리고 울컥하게 되는 걸까요? 아마도 그건, 무엇인가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부담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기 때문일 겁니다.
삶 혹은 신앙의 속도가 너무 빨라 숨이 가쁜 이들, 오랜 신앙생활 속에서 마음이 무뎌졌다고 느끼는 이들 그리고 삶의 방향 앞에서 잠시 멈추고 싶은 이들에게 책 『숨 고르기』를 권합니다.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김관선표’ 신앙의 성찰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은혜를 다시 발견하는 눈을 열어,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이 믿음의 여정을 조금 더 부드럽고 평탄하게 해 줄 것입니다.
이 기사의 제목은 책 『숨 고르기』 PART1의 소제목입니다. ‘하나님도 안식하셨는데 내가 워커홀릭이라니’ 분주함 속에 이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에게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인가? 엉뚱한 착각을 하며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여러분도 저 제목에 찔리셨다면, 꼭 책 『숨 고르기』를 읽으시며 숨을 고르시길 바라봅니다.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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