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정기구독
정기후원
   

[전시] 내맘쏙: 모두의 천자문 전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3-04 (수) 10:35 조회 : 223
외우지 말고 놀자



한자 어디까지 배워보셨나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1부터 10까지를 한자로 쓰느라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정말 모르는 걸까? 예능이라 웃기는 거겠지?’ 그러다가 정말 모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문자이니 갑자기 “한자로 써 봐라” 하면 당황할 수도 있겠죠. 요즘은 자기 이름도 한자로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이런 현상은 당연한 건가 봅니다. 꼰대처럼 ‘라떼는 말이야’를 하고 싶진 않은데 그래도 예전에는 한자 공부를 제법 했는데 말입니다.



갑자기 한자 이야기에 머리가 어지러우신가요? 외워야 할 문자라는 생각을 하면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외우지 않고 놀아보는 천자문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준비한 전시 <내맘쏙: 모두의 천자문 전>은 조선시대 대표 한자 교육서인 ‘천자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도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1,000자의 한자로 이루어진 ‘천자문’에 담긴 인문학적 가치를 현대의 다양한 예술 언어로 확장해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아트, 그림책, 레고아트로까지 녹여냈습니다.



거기에 예술의전당 소장품인 한석봉의 〈천자문〉 17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석봉의 한자체를 직접 보다니. ‘저런 글을 쓸 때 어머니가 떡을 썰었나?’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그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대미술 작가 14팀의 작품 80여 점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각 작가의 작품에서 도출한 ‘키워드 한자’를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니라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형 콘텐츠부터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직접 만지고 움직여 보는 참여형 설치 작품까지. 어느 전시보다 집중도가 높습니다. 한자 공부가 아니라 한자는 거들 뿐 신나는 문자 체험이라 해야 할까요?



전시 <내맘쏙: 모두의 천자문 전>은 전통, 자연, 색과 모양, 감정 이렇게 4가지 큰 섹션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本. 본투비 뿌리에서는 조선시대 한석봉의 <천자문>을 중심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근원을 탐구하는 공간으로 전통 서예·고전 상징·산수화가 현대적 기법과 만나 ‘근본’이라는 한자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天! 숲 속 별천지에서는 빛·나무·바다·우주 등 자연의 요소를 현대미술 매체로 확장한 섹션으로, 우리가 작품 일부가 되어보는 체험을 통해 자연을 이루는 한자의 의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色! 동그란 색깔에서는 색과 모양을 중심으로 한 시각적 즐거움이 돋보이는 섹션입니다. 색채, 형태, 감각적 요소가 어우러져 색을 느끼고 탐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백인교 작가의 색실로 구성한 조각 작품은 우리의 움직임에 따라 색이 변하니 정말 온몸으로 색을 느낄 수 있습니다.



心! 내 마음 심쿵 섹션에서는 기쁨, 사랑, 즐거움 등 감정을 표현하는 한자를 작품을 통해 체험하며 나와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감성적인 공간으로 글자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는 천자문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천자문. 아이들은 놀이하듯 현대미술을 통해 한자를 익히고, 어른들은 작품 감상의 여운 속에서 문자 예술의 확장성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내 맘에 쏙 드는, 내 맘에 쏙 들어온 모두의 천자문. 전시 <내맘쏙: 모두의 천자문 전>입니다.



이기선 기자

   

foot_이미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