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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2-25 (수) 13:00 조회 : 212
이성과 본능, 두 영혼의 여정을 무대 위에 담다



독일 문학 거장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다시 관객을 만났습니다. 이 작품은 ‘영혼의 자서전’이라 불리는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성과 정신을 대변하는 수도사 나르치스와 본능과 감정을 상징하는 예술가 골드문트.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둘은 각자의 선택과 방황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며, 결국 서로를 통해 생과 사, 정신과 육체가 결합된 삶의 의미에 도달합니다.



이야기는 중세 독일의 마리아브론 수도원에서 시작됩니다. 규율과 사유의 세계에 충실한 수도사 나르치스 앞에 감각과 충동을 숨기지 못하는 소년 골드문트가 나타납니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내면을 단번에 꿰뚫어 보고, 그가 수도원의 삶에 머물 인물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결국 그는 골드문트에게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의 본성을 따르라고 조언합니다. 수도원을 떠난 골드문트는 방랑의 길에 오릅니다. 그는 수많은 사랑과 이별을 겪고, 예술을 통해 세계를 체험하며, 전염병과 죽음, 폭력과 상실의 현장을 지나갑니다. 삶의 가장 극단적인 순간들을 온몸으로 겪는 동안, 골드문트는 예술가로서의 감각을 완성해 나가지만 동시에 깊은 고독과 허무를 마주하게 됩니다.



반면 나르치스는 수도원에 남아 학문과 사유의 길을 걷습니다. 그는 질서와 이성을 통해 삶의 진리를 추구하며 수도원의 지도자가 됩니다. 안정적이고 완성된 삶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직접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갈증과 결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두 인물이 각자의 길 끝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을 통해, 서로의 삶이 지닌 의미와 한계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이번 삼연에서는 작품의 중심을 지켜 온 배우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함께 무대를 채웁니다. 이성을 상징하는 나르치스 역에는 초연부터 함께해 온 유승현, 임별 배우를 비롯해 최호승, 안재영 배우가 합류했습니다. 네 배우는 각기 다른 해석으로 사유하는 인간 나르치스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본능과 감정을 노래하는 골드문트역에는 초연과 재연을 함께한 강찬 배우가 다시 무대에 오르며 동현, 김서환, 박경호 배우가 새롭게 합류합니다. 이들은 자유분방함 속에 숨겨진 고독과 예술가적 열정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하며, 방황 끝에 자신을 완성해 가는 골드문트의 여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연출은 윤상원 연출이 다시 맡아 작품의 중심을 이끌며, 음악은 유한나 음악감독이 담당합니다. 두 창작진은 원작이 지닌 철학적 메시지를 관통하면서도, 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 미학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서사와 음악, 배우의 밀도가 한층 강화된 무대로 관객과 만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방황과 선택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지,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길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쪽의 삶을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은 각자의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음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이성과 본능, 정신과 육체라는 대립적 가치가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은 관객에게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을 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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