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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화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2-11 (수) 16:15 조회 : 242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자



9살, 아빠 손 잡고 잠실 야구장에 들어섰던 날. 그날 이후로 저는 스포츠 팬이 됐습니다. 종목 가리지 않고, 스포츠라면 즐겨보는 팬이 되어버렸죠. 언젠가 발견하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스포츠 경기가 주는 강렬한 쾌감보다도, 한 명의 선수가 걸어간 삶에 관심이 많더군요. 한 선수가 걸어간 삶을 가만히, 차분히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힘을 주고 도전을 주는 이야기들이 꽤 많습니다. 제가 앞으로 펼쳐낼 그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영감이 더해지길 기대해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2025년 11월 말입니다. 워낙에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저라서 수시로 스포츠 기사를 서칭하는 편입니다. 요즘 스포츠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테마는 프로 야구 선수들의 이적에 대한 기사입니다. 소위 말해 FA 제도라는 게 있죠. 기존 소속팀과의 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팀과 계약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상황. 그 상황에서 기존팀, 그리고 새로운 팀이 제시하는 계약 조건을 면밀히 비교하는 선수들의 고뇌가 기사를 통해 전달됩니다. 솔직히 프로 야구 선수로 살아보지 않은 제가 그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긴 쉽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건 ‘프로 야구 선수들은 그들의 가치를 분명히 알아봐 주는 팀을 선택한다’는 겁니다.



가끔, 팬으로선 조금 당황스러운 선택을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 선수가 속해 있던 기존 소속팀 팬으로선 서운한 선택일 것이고, 일반 야구팬으로서는 ‘아니, 저렇게 오랫동안 뛰었던 팀을 나와서 저 팀을 선택했단 말이야?’라는 마음을 안기는 선택인 것이죠. 의아한 마음으로 그 선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늘 비슷한 메시지가 나옵니다. 대략 이런 메시지들이에요.



“A팀은 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말에 담긴 깊은 마음을 포착해보자면 “선수로서 나의 가치를 분명히 알아봐 주고, 그 가치에 해당하는 연봉을 제시해 준 팀을 택했다”라는 거겠죠. 다르게 말하자면 원소속팀은 “장시간 팀에 헌신한 나의 가치를 별로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특정 선수가 원소속팀을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로 결심한 후 남기는 메시지를 보면서 ‘한 사람의 가치를 분명히 알아봐 주고 소중히 여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비슷한 마음을 먹습니다. ‘왜 이렇게 나의 가치를 몰라봐 주는 걸까?’ 하며 서운해하기도 하죠. 반대로 누군가가 서운해하기도 합니다. 나와 오랜 시간 함께하며, 나를 돕고, 나를 챙겨준 사람의 가치를 너무 당연히 여긴다거나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즉 이게 비단 프로 야구 선수만의 마음은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한 도서를 읽었는데요, 수천억대의 매출을 일으킨 CEO가 쓴 책이었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칭찬하는 법’을 설명합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칭찬을 자주 하지 말라. 칭찬을 자주 받은 직원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원하게 되고, 결국 그 보상이 지연된다고 느끼는 순간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칭찬을 너무 남발해온 건 아닌가?’라는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거든요.



한편 ‘아, 이렇게까지 칭찬을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쓴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소중하면 거기에 합당한 격려와 칭찬을 충분히 해주고, 충분히 안아주면 되는 거 아닌가? 뭐 이런 삐딱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는 겁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저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고, 기업의 제1 목적은 결국 ‘이윤 창출’에 있기 때문에 저와는 시작점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누군가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걸 두고 지나치게 전략적으로, 지나치게 계산적으로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충분히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럴 때면 저는 결국 예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속한 조직의 성격이나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성향에 따라 우리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도 하지만, 그 가치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결국 ‘우리를 향해 손 내미는’ 예수님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내가 나의 가치를 과하게 평가하며 우쭐할 때나, 내가 나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서 마음이 흔들릴 때나, 한결같이 내 곁에 서 있는 예수님을 바라보면 다시 차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거든요.



나의 가치를 실질적인 가치(돈)로 전환시킬줄 아는 자가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거친 풍랑에서 표류하는 수많은 자존감을 바라봅니다. 진정한 나의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다시, 그분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소재웅 작가 (『전자슈터 김현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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