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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곳에 일어난 황금빛 파문... 얼굴만 봐도 연륜이 뚝뚝 흘러넘치는 원로 배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예전에는 원로 배우들은 TV에서 자주 볼 수 없었을뿐더러, ‘선생님’ 칭호를 꼬박꼬박 붙여야 할 만큼 어렵고 꼬장꼬장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돌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고 사랑받는 존재들이 되었지요. 노배우들이 함께 출연한 배낭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젊은이들보다 더 빈틈있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제 원로배우들은 가까이에 있는 이웃처럼, 친척처럼 친숙해져 이제는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라도 하게 될 판입니다.
TV 프로그램에서 그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점은 원로배우들이 원래 고향이였던 연극 무대에 자주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원로배우들이 점점 더 왕성히 활동할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면서, ‘황혼과 실버, 노년’을 소재로 하는 수작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인구 구조상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노년층이 향유할 문화가 더 필요하고, 결국 우리 모두는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니까요. ‘황금 연못’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호숫가. 노 부부인 노만과 에셀은 그곳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만의 80세 생일 즈음, 호수의 물결만큼이나 고요한 별장에 아버지와의 불화로 오랫동안 소식을 끊었던 외동딸 첼시가 나타납니다. 남자친구인 빌과 그의 열 세 살짜리 아들 빌리를 대동하고 말이죠. 첼시는 빌과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빌리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생판 모르는 꼬마, 빌리와 함께 여름을 보내게 된 노만은 어쩐지 마땅치 않은 표정입니다. 그들의 여름, 황금 연못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요? 국민 할배로 사랑받고 있는 이순재, 신구 두 배우는 TV프로그램에서 짊어졌던 배낭을 풀고 80세 생일을 앞두고 있는 은퇴한 노교수로 무대에 오릅니다. 고집이 세고 독설과 농담을 일삼지만 알고 보면 마음 약하고 귀여운 할아버지로, 어쩌면 그들의 연륜이 그대로 녹아져 ‘노만’이라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70이 다된 아내, 에셀이 있습니다. 활력이 넘치고 따스한 성품을 가지고 있어 남편의 까다로운 점을 모두 받아주는 따뜻한 할머니입니다. ‘국민 엄마’로 통하는 나문희 배우와 최근 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성병숙 배우가 함께 연기합니다. 이들의 외동딸인 첼시(우미화), 첼시의 남자친구 빌(이도엽), 빌의 아들인 빌리(홍시로)와 황금 연못 지역의 우체부 찰리(이주원)까지, 좋은 캐릭터와 좋은 배우들의 하모니가 특히 기대됩니다. 이 연극은 극작가이자 배우인 어니스트 톰슨에 의해 1978년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1981년에는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해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캐서린 햅번은 4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실제 부녀지간인 헨리 폰다와 제인 폰다가 출연했으며, 영화 후 세상을 떠난 헨리 폰다 대신 딸인 제인 폰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대리 수상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뒤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콘텐츠입니다.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 화해는 사실 모든 이들의 화두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보면 다투지만 안보면 못 견디게 보고 싶어지는 그런 존재. 멀리 있어도 보이지 않는 실로 영원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꿈 같은 청춘이 지나가고 어느새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끼는 노만에게 가족은, 인생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 같지만, 언젠가 우리에게도 찾아올 인생의 황혼기로 멋진 노배우들과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INFO 일시 : 2014년 9월 19일(금) - 11월 23일(주일) 화,목 3시 / 수,금 8시 / 토 3시, 7시 / 주일 2시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티켓 : R석 6만 5천원 / S석 5만원, A석 4만원
원작 : 어니스트 톰슨
연출 : 이종한
출연 : 이순재, 신구, 나문희, 성병숙, 이도엽, 우미화, 이주원, 홍시로
제작 : 극단 천지, (주)수현재컴퍼니
문의 : (주)수현재컴퍼니 02-766-6506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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