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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고, 돌아가고 싶은 ‘그 때’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각기 다른 시간에 지내온 사춘기였던 그 때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그 때를 생각하면 뭐가 그렇게 즐거웠던지. 가슴 설레는 풋풋한 기억에 웃음이 나옵니다.
연극<사춘기 메들리>는 이 풋풋한 시기에 인생최대의 위기를 맞은 ‘정우’로부터 시작됩니다. 전근이 잦은 아버지 때문에 친구도 없이 전학을 자주 다녀야했던 정우는 한적한 시골학교로 전학을 오게 됩니다. 이제 한 달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나 싶었는데, 또 다시 아버지의 승진으로 내일이면 전학을 가게 되는 정우. 한숨을 쉬며 이삿짐을 싸고 잠에 듭니다. 다음날 학교에 등교하니 짝꿍 덕원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일진도, 계속 정우에게 일을 시키는 반장도 모두 다 짜증이 납니다. 곧 전학 간다는 것을 업고, ‘에라 모르겠다.’ “내 짝꿍 그만 괴롭혀.” 덕원을 괴롭히는 일진에게 결투신청을 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 같은 반장 ‘아영’에게 고백합니다. “양아영. 나랑 사귀자.” 가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 나는 이제 곧 전학 가는데’ 내일이면 전학 가있을 자신 때문에 뒤집어질 학교를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온 정우. 다정하게 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이제까지 아빠가 너무 아빠 생각만 했지? 아빠 전근 안가기로 했다. 너도 이제 전학 안가도 돼” 청천벽력 같은 아버지의 한마디. 앞으로 정우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웹툰작가 ‘곽인근’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연극 <사춘기 메들리>는 탄탄한 스토리와 버릴 것 하나 없는 인물들로 채워집니다. 누구나 보냈던 그 시절. 다들 각자의 이야기와 각자의 고민들로 인물 하나하나 ‘악역’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무대는 작지만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교실과 집, 정우의 방을 오가게 만들고, 수채화로 그린 시골풍경은 우리를 낯설지 않은 그 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그 길 그 길에 서있네’ 연극에 사용되는 제이레빗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원곡 김광석)이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노래들도 마치 연극과 하나가 된 듯이 이야기를 더 서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제목인 <사춘기 메들리>에 어울리게 잔잔한 음악들이 이어져서 연극 한 편이 한 곡의 노래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딱히 내세울만한 자극적이고 특별한 사건이나 연애이야기도 없지만, 한 시간 반의 러닝 타임이 일분도 지루할 틈 없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단지 인물들의 표정과 대사, 말투와 그들의 고민만으로도 연극을 보는 내내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따뜻한 동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극의 제목인 <사춘기 메들리>에서 나온 ‘메들리’라는 말은 ‘여러 노래의 일부를 조금씩 접속하여 한 곡으로 만든 곡’을 말합니다. 주인공 ‘최정우’만의 이야기가 아닌, 사춘기를 보낸 그 시절의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 낸 노래 한 곡. 기억해 보면, 우리도 가장 순수하고 가장 즐거웠던, 또한 가장 감성적이었던 그 때 그 시간. 나 혼자만 만들어낸 독주곡이 아닌, 너와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메들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분의 그 풋풋했던 시절에 어떤 메들리가 들렸었나요? 연극 ‘사춘기 메들리’를 보고 극장에서 나오면 귓가에서 그 때 그 시절, 우리가 만들어낸 ‘사춘기 메들리’가 잔잔하게 울리는 것을 듣게 될 것입니다. INFO 일시 : 2013년 11월 1일(금) ~ open run
평일 8시 / 토, 3시 6시 / 주일 3시 / 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레몬아트홀
원작 : 곽인근
연출 : 박상준
출연 : 김명식, 유성민, 김승민, 박서원, 서민우, 박세준, 박준호, 김지율, 주은미, 박찬호, 정영, 김보겸, 배경용, 김소영, 김태린, 박휘남, 김범식, 김우현
문의 : 예술기획 팀플레이 1661-6981
부산공연
일시 : 2014년 5월 9일(금) ~ 2014년 7월 13일(주일)
평일 8시 / 토, 4시 7시 / 주일 2시 5시 /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AN아트홀 광안
대전공연
일시 : 2014년 5월 23일(금) ~ 2014년 7월 27일
평일 8시 / 주말 2시 5시 / 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둔산아트홀 한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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