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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들 없으랴! 왜 우리는 아름다움을 찾을까? 나는 왜 남에게 더 좋게 보이려할까? 나도 한 때는 꾸미지 않은 나를 생각했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잘 이해하려고 냉정한 사진기로 감정 없이 세상에 접근하려고도 했었다. 사진기는 그럴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며 적절한 도구라고 확실히 믿었던 때가 있었다. 그 믿음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는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다. 나도, 그렇게 믿었던 사진기마저도 제삼자의 눈으로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는 없었다. 나 스스로도 나를 제어할 수 없었고, 사진기도 그렇게 만만한 기계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철저히 주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뒤얽힌 어지러운 관점이거나 어쩌다 만난 우연을 보게 되고, 담아낼 따름이었다. 그 혼란을 암울하게 겪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 때문에, 다시 말해 아름다움을 붙잡기 위해 아름답지 않은 터널들을 참 많이 지나왔다. 아름다움을 찾는 직업을 택했음에도 정작 아름다움에 대한 말은 피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비켜간 아름다움으로 먹고 살았으며, 두 아이를 키워냈고, 가장으로 사회생활을 해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지내며, 두 아이를 출가시키고, 그리고 손자 넷을 둔 할아버지로 아름다움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그래도 아름다움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현역 사진가이기에 뜨거운 감자 다루듯 조심스럽게 꺼낸다. 이젠 주위의 관점을 포기하고 그냥 순진하고 즐겁게 느끼는 대로 사진기의 뷰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있다. 나와 사진기가 힘을 합쳐 마음가는대로 아름다움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제 와서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사진에 담으며, 사람들에게 내 작품이 그래도 아름답다는 평을 듣고 싶어 할까? 그 대답에 앞서, 앞에서 언급한 터널 얘기를 아주 짧게 해야겠다. 그동안 아름다움을 찾아 세상으로 나가는 씩씩한 예술가를 꽤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개중에는 두 손 그득 아름다움을 담아오는 재주 많은 사람도 물론 볼 수도 있었지만, 어떤 사람은 헛손질로 기진해 돌아왔고, 여태 소식 없이 암담한 사람도 있다. 눈치만 보던 나도 한때 객기가 동해 사진기를 챙겨들고 적극적이고 충동적인 분위기에 따라 몇 번 나서기도 했었다. 그러다 어느 때부턴 그렇게 내가 흘리는 땀에 의지해 무작정 아름다움을 찾아 길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되었다. 아름다움은 내가 길을 나서지 않고도,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이다. 그 후로 아름다움은 공간적으로 뿐만 아니라 우연히 처해진 시간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구나 되풀이 된 경험위에 나름 논리와 믿음이 생겼다. 그런 자유로움뿐 아니라 사진 작업을 위해 거추장스런 짐은 내려놓을수록 드러나는 좋은 결과를 작품에 적용중이다. 왜 우리는 주님을 닮았을까? 왜 주님은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움을 많이 숨겨 놓으셨을까? 왜 세상은 아름다움을 만나면 기뻐할까? 너무 쉬운 답으로 이제 나는 행복하다. 주님이 세상과 내 안에 아름다움을 만나면 춤추도록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그러한 방법으로도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길 바라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런 하나님은 주무시지도 쉬지도 않으시며, 지금도 나의 결단을 눈치보고 계신다. 그런 아름다운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알량한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아름다움은 내가 인정하는 만큼 하나님이 확장시켜 주신다. “...내가 큰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어딘들 없으랴!>가 지난 기획전의 제목이었다. 함철훈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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