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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6-04-28 (목) 10:25 조회 : 2609
계속 유효할 하나님의 패(牌) - ‘나의 생각은 너희와 달라’

수만리 떨어진 몽골에서 며느리 뱃속에 잉태된 손주의 초음파 사진을 아내와 함께 받아 보았습니다.
저희의 둘째가 셋째 애를 가졌다는 낭보를 인터넷으로 보낸 것입니다. 아가의 실제 크기는 직경 2cm 정도의 동전만 하답니다. 그렇게 조그맣지만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과 다리가 앙증맞게 분명합니다. 심장의 박동소리가 영상과 함께 들릴 때는 내 가슴도 같이 뜁니다. 우리 생명의 씨가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자라나고 있는 가물한 현장을 친지들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비록 자그마할지라도 이렇게 눈으로 보니 분명 새로운 생명이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독립된 한 인간입니다. 더구나, 너무나 확실하게 우리 모두를 닮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엄연히 구별된 다른 또 하나의 개체입니다. 우주 한 공간과 시간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지금 눈에 보이는 동전 크기보다 훨씬 더 작은 하나의 점이었을 것입니다.

부피와 면적을 가름할 수 없는 점!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서 분명한 존재의 시작은 볼 수 없습니다.
물질 이전의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오래 전, 보이지 않는 창조주의 섭리와 사랑이 있었습니다. 신비하고 엄숙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빠짐없이 적용되어 온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그 가치가 가벼워지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그 과정이 생략되지도 않고 언제나 엄격하게 되풀이 되어 오늘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렇게 이 일을 행하신 주님은 그 한 생명인 우리를 이 우주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공언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하나같이 거친 우리들은 이 세상을 다 소유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비록 알파고에게 바둑 다섯 판 중 네 판을 졌어도 말입니다.

금 세상은 컴퓨터와 사람의 바둑 싸움으로 시끄럽습니다. 구글 알파베트가 영국에서 인수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 딥마인드에서 만든 X-프로젝트의 하나인 알파고가 바둑의 정상이라는 인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치밀한 작전을 폈습니다. 이제 막 구글이 원하는 대로 이세돌과 다섯 판의 대국을 마쳤습니다. 구글이 바라던 대로 세간의 이목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대결이었으니 떠드는 게 밥벌이인 기관들은 너도 나도 말 만들기 풍년을 맞았습니다.

더구나 4:1이라는 절묘한 결과가 나왔으니 벌집을 건드린 형국입니다.
여기저기서 나름 전문가들을 초대해 인공지능이니, 스스로 체득하며 발전하는 N세대 컴퓨터의 자기개발지능이 이제부터 시작이 되었다는 등... 새로운 화젯거리를 시간마다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개념을 정리하는 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많은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더욱 복잡한 미로로 사람들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지구가 좁다며 인터넷 망을 확장시켜 집단지성을 펼치던 구굴이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더 큰 한몫을 잡아보겠다는 상술로 휘어잡은 세상을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주겠다며, 본질을 어지럽고 혼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위해 주님은 세상과 다른 방법으로 여전히 역사를 이끌어 오고 계셨습니다. 지
금 일어나고 있는 복잡하게 보이는 이러한 일에도 주님은 의연하게 미리 대비해 놓으셨습니다. 겉모양만 다를 뿐 상황은 같기에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오늘도 변함이 없습니다. ‘나의 생각은 너희와 다르다…….’고 오래 전에 이사야서 55장에 선포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시대와 문화를 관통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음에도 시대와 대상에 따라 끝없이 바뀌는 주님의 카드입니다. 변증법의 극치입니다. 

주님은 처음부터 아주 작게 있는 듯 없는 듯 시작하십니다.
그래서 세상과 우리는 주님의 일을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쳐 버리기 십상입니다. 슬쩍 이는 바람 같기도 하고 그 바람에 반응하는 호수의 물결 같기도 합니다. 그런 주님에 비해 세상일의 시작은 참 요란합니다. 호들갑스럽습니다. 그런 야단스러움을 애써 유지하다 제풀에 꺾여나가거나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절로 이뤄지는 듯 여리고 작은 생명의 시작을 마침내 개체로 완성시키십니다. 바로 우주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우리의 욕심이 왜 그렇게 끝이 없는지 이해가 갑니다.
우주보다 더 크게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 모두를 우리 안에 넣어도 넉넉한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아주 작은 우주의 한 점이었고 일정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장된 우리는 우주보다 더 커다란 사랑을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감춰진 패입니다. 모든 것을 만드신 창조주와의 교통만이 우리를 만족시키고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우리를 이기는 과학의 산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의 두뇌 신경망까지 복사하여 무수히 확장시키는 인공지능이라는 표현과는 또 다른 이름의 또 다른 기계가 우수한 판단과 감정을 자랑하며 인간을 심판하고 제어하려 들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더욱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 - ‘나의 생각은 너희와 달라’ - 이 새로워질 것입니다. 

아무리 되풀이하여 새 버전을 사람들이 내 놓아도 여전히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고,
나의 길은 너희 길과 다르다……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세상 끝 날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빛이 나는 주님의 말씀 중 하나입니다. 계속해서 숨겨진 카드이며 이미 보여주신 비밀입니다. 온갖 인공적인 소음으로 가득 찬 혼탁한 세상에서도 미세한 주님의 음성은 부드럽지만, 엄마의 뱃속에서 아가가 우주에 호령하는 심장소리만큼이나 분명합니다. 

‘나의 생각은 너희와 달라’


함철훈 교수 (몽골국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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