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사.비.타 창작 뮤지컬의 붐이 일기 전, 대학로 소극장에서 뮤지컬을 본다고 하면 이 작품이 늘 언급되었습니다. 배우는 단 세 명입니다. 지금이야 2인 뮤지컬, 3인 뮤지컬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만 해도 뮤지컬은 ‘떼로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 당시로는 꽤 독특한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작은 무대의 세 명의 배우. 그러나 무대를 꽉 채우는 두 남자 배우의 피아노 연주. 이 작품이 일으킨 잔잔한 반향은 그렇게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신화가 되었습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 1995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그렇게 어느 새 스물 한 살의 어엿한 성년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제작비나 대극장, 유명한 넘버의 도움 없이 뮤지컬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던 이 작품은 1996년 제 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곡상, 남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고, 2015년 까지 4,000회 이상 공연될 만큼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올 2016년에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이 합류해 다시 새롭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요즘 ‘브로맨스’ 열풍으로 남자들끼리의 끈끈한 우정이 그려지는 작품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시작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동생들 뒷바라지만 해온 착한 큰형 ‘동욱’과 그런 형의 모습이 답답하고 못마땅해 가출했다가 7년 만에 돌아온 막내 ‘동현’. 형의 마흔번째 생일에 홀연히 나타난 동현이 티격태격 갈등을 일으키는 사이에 갑자기 벨소리와 함께 나타난 사람은 바로 생판 모르는 여자, ‘미리’입니다. “결혼 축하해요!” 남에 집에 불쑥 들어와 갑자기 노래를 불러대는 미리는 바로 첫 출근 날 일곱 번째로 집을 잘못 찾아온 웨딩 이벤트업체 직원입니다. 그녀는 엉뚱한 남의 집에 들어와 수많은 이벤트를 펼치지만 결국 그 자리에서 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고 맙니다. 거실에 퍼질러 앉아 서럽게 우는 미리에게 동현이 제안합니다. 결혼 축하 대신 오늘 생일인 형의 생일 축하파티를 열어달라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채 쓸쓸한 생일을 맞았을 동욱에게, 오늘은 어떤 날이 될까요. 형 ‘동욱’ 역에는 <야인시대> 등에서 활약했던 배우 안재모가 뮤지컬 <친구>, <셜록홈즈> 이후 다시 뮤지컬에 도전하며, 뮤지컬 배우 전병욱과 이동준이 형 동욱 역할로 캐스팅되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입니다. 동생 반항끼 어린 ‘동현’ 역에는 박유덕, 그룹 트랙스의 김견우(제이)와 원성준과 대학로 라이징 스타 은경균이, 정신없지만 귀엽고 발랄한 매력을 가진 ‘미리’ 역에는 김려원, 이경진, 홍민아 배우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새롭게 돌아온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운 창작진이 투입되었습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RE:BOOT>에서 호흡을 맞춘 음악감독 허수현과 안무 최인숙이 다시 의기투합하고,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로 주목 받은 젊은 연출가 김명환이 맡아 작품을 이끌어 갑니다. ‘국민 뮤지컬’이라는 명칭을 붙여도 될 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원작이 어떻게 다시 새롭게 만들어질지 궁금해집니다. 비 온 뒤 굳어지는 땅처럼, 비 개인 하늘에 펼쳐진 무지개처럼, 각박해진 세상을 감성적으로 촉촉하게 적신다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단 세 명의 배역이 만들어내는,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지금까지의 20년만큼, 앞으로의 새로운 20년도 기대를 가져봅니다. INFO 일시 : 2016년 4월 15일(금) - 2016년 7월 10일(주일) 화-금 오후 8시 / 토 4시, 7시 / 일 3시, 6시 / 월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 티켓 : 전석 5만원 극작 : 오은희 작곡 : 최귀섭 작사 : 최명섭 연출 : 김명환 출연 : 안재모, 전병욱, 이동준, 박유덕, 제이, 원성준, 은경균, 김려원, 이경진, 홍민아 제작 및 문의 : (주)문화아이콘1666-5795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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