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정기구독
정기후원
   

[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8-11-08 (목) 16:22 조회 : 2096

하나의 목표,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라

초등학교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평범 그 자체였습니다. 공부, 운동, 예술 등 어느 하나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었을뿐더러 사고는 엄청 치고 다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였을까? 비 오는 날이면 철부지 소년은 지루한 교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유혹을 이길 재간이 없었습니다. 칠판에 열심히 판서하시는 선생님 몰래 나는 한사코 교실 뒷문으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학교 뒷산에서 정신없이 개구리를 잡고 있으면 담임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을 동원해 “길영아, 길영아 어딨니!” 하고 나를 찾으시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이셨던 ‘한호수’ 선생님은 사고뭉치인 나한테 “길영아,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지 말거라” 핀잔하시며 매일 회초리를 드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잘하는 것 하나 없고 매번 혼나기 바쁜 유년 시절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안에 어떤 열망이 굼틀거린다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언젠가는 무엇을 보여주리라’는 막연하지만 강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내가 재능에 눈뜨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무렵이었습니다. 유독 엄격하셨던 부모님은 대학 입학을 앞둔 내게 건조한 표정으로 한 마디를 건네셨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이상 더 이상 돈을 대주지 않겠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한 나는 “대학교 등록금은 주실 거죠?”라고 조심스레 여쭤보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입학금만 줄 테니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당시 한 학기 등록금이 200만 원 정도 했는데, 내겐 매우 큰 액수였습니다. 막막했지만 당장 떠오르는 일이라곤 학원과 과외를 뛰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학과 공부와 병행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이 내용을 어떻게 더 잘 가르칠지 늘 고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때마다
내 가슴이 뛰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름 학점 욕심도 있던 터라 잠을 줄여가며 학과 공부도 열심히 병행했습니다. 스스로를 지켜줄 울타리가 없다고 생각해서였을까? 그 시절 대학입시 때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간절히 공부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때 공부에 어느 정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고 덤으로 장학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그 이후에는 수학 콘텐츠를 개발하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해 결국 수학 하나로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수학 인터넷 강의 회사인 ‘세븐에듀’를 세웠고 ‘차수학’이라는 수학 프랜차이즈를 세워 전국에 900개 학원을 가맹하였으며 공중파 CF 광고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영국 BBC에 초청 강연도 다녀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수학 하나만 열심히 하다 보니 이뤄진 것입니다.

이렇게 쭉 갔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사람은 하나를 잘하면 다른 것도 잘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맙니다. 그 당시는 다른 사업에 손대도 다 잘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당차게 시작한 영어 회화 사이트는 얼마 되지 않아 크게 말아먹었고 몇 년 후에 새롭게 다시 시작했지만, 더 많은 돈을 잃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땐 큰 꿈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꿈과 망상의 사이에서 헤맬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내 분야가 아닌데도 따라 하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욕심에 끌려 초점을 잃은 것이었습니다. 초점을 잃으면 강력함을 잃어버립니다. 나에게 주어진 능력과 시간은 한정적이며 유한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당연한 내용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해하기 위해 비싼 수업료를 치렀습니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야고보서 1장 14절).”

지금 나의 목표는 나의 강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욕심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마커스 버킹엄과 강점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도널드 클리프턴이 함께 쓴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 따르면 약점이 아닌 강점에 초점을 맞추라고 권면합니다. 또한 승리는 약점의 보완이 아닌, 강점의 강화에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에는 그 존재 목적이 있기 마련입니다. 펜은 글을 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못을 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셨을 땐 각자에게 맞는 존재 목적에 따라 창조하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굳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한 것에 집중하여 열등감에 사로잡힐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를 기도와 노력을 통해 발견하고 꾸준히 개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도 에덴동산에서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었지만 유독 선악과 하나에 집착했기 때문에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약점에 집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평과 죄가 생겨납니다. 이 원리는 교육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가장 나쁜 성적을 받은 과목에 집중해 부족한 부분만 강조합니다. 반면 좋은 성적을 받은 과목에 대한 칭찬과 보상을 충분히 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남들과 비교하며 약점에 집착해서는 자녀의 강점을 놓치게 됩니다.

밴더빌더 대학 르네마로아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처리한 사람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한 사람들보다 시간은 30% 더 걸렸고 실수는 두 배 이상 저질렀다고 합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면 남들보다 자신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가질 수 있지만 명백하게 생산성을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자신의 타고난 강점을 찾아내고, 훈련과 학습을 통해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분야를 넓혀 갈 때도 생뚱맞은 분야가 아닌 자신의 강점과 연관된 분야를 찾아 도전해야 합니다. 자신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시선을 고정해 놓고 집중해서 계속 밀고 나가야만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차길영 대표 (세븐에듀 & 차수학)


   

foot_이미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