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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디자인의 매력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 시인의 시 구절입니다. 덴마크 디자인을 얘기하는데 시가 웬 말이냐고요? 덴마크 디자인 역시 자세히 봐야 아름답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따라가기 바쁜 시대인데, 덴마크는 유행보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9월 10일(토)부터 11월 20일(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덴마크 디자인 DENMARK : DESIGN> 전은 카레 클린트, 아르네 야콥센, 한스 베그너, 핀 율, 베르너 팬톤, 야콥 옌센 등 20세기 덴마크 디자인의 황금기로 이끈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덴마크는 척박한 자연환경 때문에 외부 활동보다 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제약된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이들에게 더욱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아름다움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했고, 지금의 디자인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본격적으로 덴마크 디자인의 거장들을 만나 볼 차례입니다. 덴마크 현대가구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카레 클린트(Kaare Klint, 1888-1954). 전통 계승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 한 디자인으로 인체공학적 시스템을 가구에 적용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레드 체어(The Red Chair)’는 영국 치펜 데일식 의자를 모티프로 디테일과 튼튼한 프레임이 특징입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1902-1971). 달걀껍데기가 반 정도 벗겨진 모양의 에그 체어(Egg Chair)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SAS 로얄호텔을 위해 만든 디자인 중 하나로 팔걸이와 등받이, 좌판이 일체형으로 의자에 앉은 사람을 감싸줍니다. 의자뿐 아니라 조각 장신 마감에서 조명장치와 재떨이, 포크와 나이프에 이르기까지 건축의 모든 요소를 디자인하며 일체감을 줍니다.
한스 베그너(Hans J. Wegner, 1914-2007)의 라운드 체어(Round Chair)는 1960년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의 미국 대선 텔레비전 토론에 등장하면서 베그너를 국제적인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미국 잡지에서 ‘더 체어(The Chair)’로 거론되며 1950-1960년대에 국제적으로 덴마크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렸습니다.
핀 율(Finn Juhl, 1912-1989)의 치프테인 체어(Chieftains Chair)는 ‘근대 의자의 어머니’라는 칭호와 함께 현대 의자 디자인 역사의 걸작이라 평가받습니다. 덴마크의 왕이었던 프레드릭 9세가 앉은 모습을 보고 한 저널리스트가 ‘왕의 의자’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핀 율은 의자의 과시적인 요소는 적절하지 않으니 ‘족장의 의자’라고 부르면 충분하다고하여 ‘치프테인’이라 불렸습니다.
거장들의 작품을 지나면 덴마크 가정집을 옮겨 놓은 듯한 다이닝 공간이 나옵니다. 의자는 핀 율(Finn Juhl,1912-1989), 램프는 폴 헤닝센(Poul Henningsen, 1894-1967), 그릇은 허버트 칸슐(Herbert Krenshel, 1922-2014)의 작품으로 작품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한 사람의 작품으로 착각할 정도로 조화를 이룹니다.
이 밖에도 세 물결무늬가 트레이드마크인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빙 앤 그뢴달(Bing & Grondahl)의 도자기 작품과 브릭아트의 대명사 ‘레고(LEGO)’, 프리미엄 스피커 브랜드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의 시작을 알리는 빈티지 라디오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팔짱 끼고 보는 전시가 아닌, 직접 의자에 앉아 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사진촬영도 자유로우니 눈치 보지 말고 SNS에 자랑도 해보세요.
INFO
일시 : 2016년 9월 10(토) ~ 2016년 11월 20일(일)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 1, 2전시실
관람료 : 성인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 유아 5천원
문의 : 02-580-1300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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