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청춘의 한가운데 서 있지만 정작 자신이 청춘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마치 봄이 왔지만 봄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유행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청춘의 열병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고 겪어야 어른이 될 수 있다는 말이겠죠.
Brad S., 1991, Courtesy of Adrienne Salinger (사진제공 : 디뮤지엄)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D MUSEUM)은 2017년 2월 9일부터 5월 28일까지 자유, 반항, 순수, 열정 등 유스컬처(Youth Culture)의 다양한 감성을 새로운 방식과 시각으로 선보이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展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일탈과 자유, 반항과 열정같이 청춘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면적인 감정을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래리 클락부터 라이언 맥긴리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28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사진 200여 점, 영상 25여 점, 그래픽, 설치 등 15여 점을 포함한 총 24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전시장 입구는 청춘 남녀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눈에 띕니다. 그만큼 청춘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다는 뜻이겠죠. 전시는 M1층과 M2층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습니다. M1층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을 비춰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습니다. 내부는 공사장에 있을 법한 철골 구조물과 철망의 구조로 되어 있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 본 적 있나요? 처음 타면 서툴고 어렵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면 나중엔 멋진 묘기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부상도 많이 당하지만요. 전시장 곳곳엔 스케이트보더들이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실패하는 장면 등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라이언 거쉘(Ryan Garshell)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일랜드 출신 사진작가이자 20년차 스케이트보더인 리처드 길리건(Richard Gilligan)이 2008년부터 스케이트보더들과 그들만의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나의 방은 어땠나요? 자신이 좋아했던 운동선수, 뮤지션, 연예인의 사진이나 포스터가 방안 가득 붙어있던 시절이 있었죠. 에이드리언 샐린저(Adrienne Salinger)는 ‘In My Room’ 시리즈를 통해 10대들의 방에 주목했습니다. 그의 사진을 보면 같은 또래, 비슷한 구조의 방이지만 그 안을 채운 것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농구를 좋아했던 친구는 마이클 조던을, 음악을 좋아하던 친구는 도어스(The Doors)의 짐 모리스를 좋아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처럼 10대들은 그들의 방에 모든 것을 담는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M2층은 다채로운 감성적인 내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사랑은 누군가 나를 위해 새벽 4시에 물 한 잔을 가져다주러 부엌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던 파올로 라엘리(Paolo Raeli). 노을 질 무렵 옥상에서 다정히 껴안고 있는 연인, 잔디밭에 누워 수다를 떠는 친구, 도로 위에 차들을 무심코 바라보는 모습 등 그의 말처럼 사진 역시 특별함보다 일상의 모습을 통해 청춘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특히 양손을 하늘로 쫙 펴고 마치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의 ‘Soar’ 작품은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동작을 따라 하며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3년 대림미술관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의 비발디의 사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가수 싸이와 함께 협업하여 대중들에게 알려진 스눕 독(Snoop Dogg)을 촬영한 치 모두(Chi Modu), 타투이스트와 타투 애호가들을 촬영한 니콜라 브륄레(Nicolas Brulez), 불안정하고 어두운 단면을 담은 래리 클락(Larry Clack), 전시장 구석구석에 이광기 작가의 재치 있는 문장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을 빠져나오면 전시장 외관에 그려진 그래피티 아티스트 펠리페 판토네(Felipe Pantone)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INFO 일시 : 2017년 2월 9일(목) - 5월 28일(주일) 장소 : 디뮤지엄(서울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 Replace 한남 F동) 관람료 : 성인 8천원, 학생 5천원, 미취학아동 3천원 문의 : 070-5097-0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