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된 정복자를 꿈꾸며
Ⅰ. 생각해 본다
여름이 왔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여름인지도요. 이 글을 쓰는 지금은 5월인데도 올 여름이 악명 높으리라는 소식이 꾸준히 들려옵니다. 벌써 한두 차례 영상 30도가 넘었습니다. 모내기하려고 물을 대놓은 논들은 바닥을 보이고 습기가 없어 심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뉴스 화면에는 최대 가뭄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하는 수심 가득한 농부들이 보입니다.
기후가 불안정한 상황을 수시로 겪으면서 환경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지구촌 시민의 마음일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6일 파리기후협정에서 G7의 6개국 정상들이 새벽 2시까지 설득하였음에도 마이 웨이 행보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준수를 거부한 이유는 미국우선 에너지 정책 때문입니다.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 셰일 가스와 오일을 시추하는 과정에서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메탄가스가 발생합니다. 미국 내 거대 에너지업계 기업들도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며 친환경 분야의 신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기후나 물 등 환경관련 규제는 거추장스러운 정책일 뿐인가 봅니다.
자신들을 포함한 미국 내 일부 관련자들은 분명 일시적인 이득을 보겠지만 다수의 미국 국민들과 세계 시민들에게는 얼마나 큰 해악이며 장기적인 손해일지 그들은 관심조차 없겠지요. 남태평양에 있는 팔라우와 같은 섬나라들은 해발이 낮기 때문에 미국처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나라에 그 운명이 좌우된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한국형 녹색 뉴딜 사업이라며 삼천리금수강산의 절반에 위치한 주요 강들에 무자비한 삽질을 가한 MB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재조사 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도 위에서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찾아봅니다. 그 강들이 지금 살아 있는지, 강도 죽고 그 안의 생명체들도 죽고 20조가 넘는 우리 혈세도 죽고 우리도 질식해 가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4대강을 다시 살리는 시작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Ⅱ. 감상해 본다
긴 생각이었습니다. 그에 이어 고른 그림은 최소영 작가의 ‘우포늪에서’입니다. 청색의 그림에서 무엇이 느껴지십니까? 재료(데님)가 무엇인지 눈치 채셨나요? 화가들은 아마 늘 그림의 재료를 고민할 것입니다. 채색을 위한 재료들은 기본적인 것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에 합당한 물성을 가진 독창적인 재료가 중요하니까요.
최소영은 1980년 생으로 부산 출신 화가입니다. 대학 2학년 때 새로운 재료를 탐구하는 수업을 듣던 중 청바지와 만나게 됩니다. 청바지로 만든 작품들은 우수한 점수를 받습니다. 그 후 최소영은 길을 걷다가 ‘더 블루’라는 갤러리를 보고 무작정 들어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급기야 개인전을 열게 됩니다. 갤러리 이름이 자신의 작품과 잘 어울린다는 어린 화가의 개인적 주장에 주인이 넘어가 주었다기보다는 작품의 매력을 단번에 알아보지 않았을까요?
청바지는 재활용 재료라서 화학 성분의 채색 재료들에 비하면 환경 친화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행이 지났거나 낡아서 버려진 청바지들에서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의 거리와 골목들, 하늘과 바다가 담겨 있는 오밀조밀한 산동네 가옥들의 풍경을 청색의 다양한 색감으로 묘사한 작품들은 이미 국내외에서 유명합니다. 굳이 ‘우포늪에서’를 고른 이유는 청바지의 색감이 그 어떤 대상보다도 하늘과 물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로 ‘생태계의 고문서’,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으로 불립니다.
1억 천만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의 3개면에 걸쳐 있으며, 둘레가 7.5km, 면적은 현재 약 70만평에 이른다고 합니다. 늪은 사람에게 있어 콩팥처럼 물과 땅을 정화시키는 자정능력이 있기에 불모지가 아니라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연입니다.
Ⅲ. 읽어 본다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면 사람은 창세기 1장 26-28절 말씀 앞에서 해석과 적용에 많은 실수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이미 그래 왔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지고 복을 받은 존재인 사람으로서 땅을 정복하고 자연 속의 모든 생물을 다스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위기를 더해가는 자연 속에서 사람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하나님이 명하신 정복과 다스림, 그 참의미를 구하는 마음으로 읽어 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그리고 그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 사는 온갖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베푸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하셨다(표준새번역. 창세기 1:26-28).
정호경 (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