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캔버스에 색채를 채워가면서, 작품을 탄생하게 만든 내 감정의 강도만큼 격려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글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화가이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한 고집쟁이기도 합니다.
Rue de village en hiver, 1928-30, oil on canvas, 60 x 73 cm
예술의전당은 6월 3일(토)부터 8월 20일(주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을 개최합니다. 프랑스 폴발레리 미술관의 협력을 통해 구성된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사에서 야수파의 주축으로 평가받는 블라맹크가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블라맹크는 서양미술사에서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의 주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단독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4개의 섹션으로 원화 80여 점과 미디어 체험관을 선보이며 시각적, 공감각적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Maurice de Vlaminck, 1876-1958)는 어린 시절 자유롭고 반항아적인 기질로 학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연주가로 활동하고, 하루에 200km 넘게 달리는 사이클 선수, 진보적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설, 회고록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습니다. 1900년부터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는 캔버스도 재사용할 정도로 가난했으며, 운동으로 받은 상금으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이 주도한 야수파는 피카소와 브라크가 이끈 입체파의 활동이 시작될 때까지 유럽 미술 발전에 공헌했습니다. 마티스는 후기 인상파와 신인상파 화가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치열한 미적 실험을 통해 야수파 스타일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블라맹크는 1905년 개최된 반 고흐 회고전에서 감명을 받고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후 세잔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색채를 고집하며 1920년대에 이르러 자신만의 독특하고 극적이며 강렬한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캔버스에 붓 대신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을 가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했습니다. 붓 터치보다 물감의 덩어리가 느껴지는 마티에르(질감)의 느낌은 다른 유화 작품과 차별성을 가집니다. 특히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은 마치 거리에 유화 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표현하여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마을 풍경은 대부분 사선의 구도로 전체적으로 블라맹크의 구도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겨 사용했습니다. 먹구름 낀 하늘과 눈이 덮인 길은 어두운색과 흰색의 대비를 통해 강렬함을 더했습니다. 야수파라는 강렬한 인상과 달리 서정시의 화가라는 호평을 받기도 합니다. 그림뿐 아니라 블라맹크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대형 미디어 영상 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흔들리는 풀들과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고 있으면 마치 작품 속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영상뿐 아니라 명화를 직접 채색해 볼 수 있는 체험관도 마련되어 있으니 꼭 참여해보시길 바랍니다.
INFO
일시 : 2017년 6월 3일(토) - 8월 20일(주일)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 티켓 : 성인 1만 3천 원 / 청소년 1만 원 / 어린이 8천 원 / 유아 6천 원 문의 : 02-580-1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