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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택한 가난
예수님의 첫 번째 생일날, 동방의 박사들은 당시 최고의 귀중한 물품이었던 황금, 몰약, 유향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것을 가치로 따진다면 굉장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웬일인지 가난한 일생을 사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는 ‘아리마대 요셉’과 같은 부자들도, ‘니고데모’와 같은 권력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떤 여인은 일생을 바쳐 모은 향유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새도 둥지가 있고 여우도 굴이 있었지만 머리 둘 곳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가난을 택했다는 의미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없어서 가난하신 것이 아니라 다주어 스스로 가난해지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는 통으로 짠 옷 한 벌뿐이었고 그것마저 빼앗기게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가난을 택하시어 인간의 고통을 공유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의 친구이셨습니다.
로마의 식민지 작은 나라에 태어나 홀어머니와 여러 동생들을 보살펴야 했던 노동자 예수님의 거친 얼굴을 그려봅니다. 목공소였던 그분의 토담집과 여러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 모여앉아 같이 먹었을 탁자의소찬들을 떠 올려봅니다. 당시 서민들은 거친 보릿가루로 만든 떡과 갈릴리에서 잡은 작은 저린 생선이전부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예수님의 가정은 사랑으로 가득 찼을 것입니다. 웃음소리는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작금의 교회는 세상의 어떤 빌딩보다도 크고 화려합니다. 강대상은 빛납니다. 성직자들은 부자입니다. 그러나 무언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가난은 참으로 민망하고 불편하고 괴로운 것이지만,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깨닫게 하고 사랑하게끔 하는 힘도 있습니다. 황제도 부러워했다는 재산이 가난입니다. 예수님은 그 가난을 택하셨습니다. 또다시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군요.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이창훈 목사 (목양침례교회 담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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