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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 <한국가곡 연대기: 노래로 맺은 인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7-01 (수) 10:33 조회 : 167
1,200년의 시간을 노래하다



누군가는 노래를 시대의 언어라고 말합니다. 어떤 노래는 사랑을 담고, 어떤 노래는 오랜 세월을 품은 채 우리에게 흘러 들어옵니다. 말은 사라져도 선율은 남고, 언어는 달라도 감정은 이어지는 것이 노래의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리사이틀 <한국가곡 연대기: 노래로 맺은 인연>은 바로 그 오랜 힘을 느낄 수 있는 공연입니다. 신라 향가에서 시작해 서양 가곡과 판소리 그리고 오늘의 한국 가곡에 이르기까지 약 1,200년의 시간을 하나의 무대 위에 펼쳐 놓으며, 음악이 어떻게 시대와 사람의 마음을 이어왔는지 들려주는 시간입니다.



오는 7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박혜상의 깊은 음악적 고민과 애정이 집약된 무대이기도 합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활약해 온 그녀는 도이치 그라모폰(DG)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한국 가곡을 세계 클래식 시장에 소개해 온 대표적인 음악가입니다. 특히 DDG 정식 앨범에 한국 가곡을 수록하며 한국어의 정서와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아티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의 음악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습니다. 신라 향가인 ‘찬기파랑가’로 문을 열고, 헨델과 슈베르트, 포레의 가곡을 지나 조선의 시조와 판소리, 한국 가곡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단순한 시대별 음악 감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 사람들이 결국 어떤 마음을 노래해 왔는지를 발견해 가는 하나의 여정에 가깝습니다. 특히 2부에서는 김순남의 ‘산유화’, 김주원의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와 함께 구아스타비노의 ‘장미와 버드나무’, 포레의 ‘이스파한의 장미’ 등을 교차 배치하며 동서양의 사랑과 그리움이 어떻게 닮아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편성 역시 특별합니다. 피아노와 성악 중심의 전통적인 리사이틀 형식에서 나아가 대금과 첼로가 함께하며 보다 입체적인 사운드를 완성합니다. 피아니스트 문재원은 손열음, 리처드 용재 오닐 등과 협연하며 섬세한 해석으로 주목받아 온 연주자이며, 첼리스트 이호찬은 클래식과 현대 작업을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으로 깊이 있는 음악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여기에 전통음악과 현대적 감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대금 연주자 이아람이 합류해 동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이아람은 블랙스트링, 바람곶 등의 활동을 통해 재즈와 월드뮤직, 즉흥음악까지 폭넓게 탐구해 온 음악가로, 이번 무대에서도 한국적 호흡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독특한 색채를 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혜상은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과 페스티벌에서 활약하며 차세대 디바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동시에 자신의 언어와 정서를 담은 음악을 꾸준히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성악 리사이틀을 넘어, 음악이 시대와 국경을 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래전 향가의 노랫말에서 시작된 마음이 오늘의 관객에게 다시 도착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감정이 결국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고, 그 마음들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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